주요소장품
안지산
잔잔한 물결에서의 삶
안지산은 자신의 경험이 녹아든 회화 작품으로 관객과 대화하는 작가이다. 잔잔한 물결이라는 평화롭고 단조로운 제목과 달리 작가가 관람객에게 내미는 손엔 미세한 떨림이 있다. 안지산은 한국 남성으로 살아온 삶 안에서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경험들을 누군가에 의해 창조된 이미지와 연결한다. 작품 속 울고 있는 남성은 네덜란드 출신 예술가 바스 얀 아델(Bas Jan Ader, 1942~1975)의 영상 <나는 말할 수 없이 슬퍼(I’m too sad to tell you)>(1971)의 등장인물이다. <잔잔한 물결에서의 삶>은 안지산이 작가가 아닌 관객의 입장에서 공감했던 영상의 한 장면을 회화로 구성한 것이다. 안지산의 개인적 슬픔은 바스의 작품을 빌어서 시각화되고 그 슬픔은 제작 당시 사건사고인 말레이시아 항공 격추 사건이나 세월호 사건과 연결되며 공통 감각화 되었다. 안지산은 슬픔을 공감하는 과정을 회화라는 매체를 통해 관객에게 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