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소장품
이일호
사랑으로 감싼 무한공간
이일호(1946-)는 한국 현대조각에서 환상적이고 초현실적인 조형미와 상상력을 가진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그는 주로 인체를 소재로 한 다양한 형상 조각 작품을 제작해왔다. 죽음과 삶, 성(性)을 초현실주의 감각으로 표현하며 인간의 의식에 관한 깊은 탐색을 하는 작가이다. 특히, 작품에 나타나는 성적 이미지의 풍부함, 인체의 왜곡, 연관성이 없는 사물 간의 만남을 통해 인간의 본성을 되돌아보게 하는 데페이즈망(Dépaysement) 기법을 이용한 이일호만의 조형적 구조는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일호는 홍익대학교 학부와 대학원에서 조소를 공부하였고 한국일보미술대전(1978) 우수상, 중앙일보미술대전(1983)에서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사랑으로 감싼 무한공간〉(2007)은 남녀의 성애(性愛) 순간을 형상화 한 대형 조각이다. 잠재된 인간의 성적 충동과 나르시시즘에 의한 에로티시즘 형상으로 주목을 받아 온 작가의 미학 세계가 잘 드러난 작품으로 환상과 무의식의 세계를 넘나드는 감각적인 조형적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작품에 나타나는 성적 이미지와 인체의 왜곡은 그의 조각이 구상과 초현실주의 조각의 경계에 있음을 보여준다. 평평하고 부피감 없는 인체표현으로 사실적인 이미지들은 제거되고 기호와도 같이 단순하게 형상화된 이 작품은 관람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