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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인
우본 라쟈타니에서 만난 한 여성 2006년 여름
홍영인(1972–)은 ‘동등성’에 관한 질문을 미술로 실천하는 작업을 해왔다. 드로잉, 사운드 설치, 공간 설치, 퍼포먼스, 평면, 책 만들기, 섬유, 자수 등의 다양한 매체와 방식을 사용한다. 특히 집단으로 일어나는 감정과 현상, 경험에 주목하며, 무대적인 시공간을 도시 공간에 연관 짓고자 한다. 2000년경부터 재봉틀로 자수 작업을 시작한 작가는 바느질을 순수미술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장르 간의 경계를 흐리는 동시에, 아시아의 수공 방식을 예술적 언어로 전환하는 독자적인 작업 방식을 구축해 왔다. 실을 정리하지 않고 그대로 남겨두는 것도 완성된 결과보다 만들어지는 과정 자체에 무게를 두기 위함이다. 이를 통해 여성과 남성, 동양과 서양처럼 당연하게 여겨져 온 시각적 구분을 되묻고, 미술작품의 권위, 독창성, 상업적 가치, 문화적 고유성 등에 대한 복합적인 질문을 던진다. 미술시장의 시스템 바깥에서 일상적이지 않은 ‘지각의 경험’을 발견하는 것이 작가의 일관된 관심이다. 서울대학교 학부와 대학원에서 조소를 공부하고 영국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교에서 순수미술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3년 석남미술상, 2011년 김세중조각상을 수상하였고, 2019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후보로 선정된 바 있으며 2014년 《광주비엔날레》와 2015년 런던 ICA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해 왔다.
홍영인의 〈우본 라쟈타니에서 만난 한 여성 2006년 여름〉은 영국 리버풀비엔날레재단 프로젝트에서 선보인 ‘동상 시리즈(Statue Series)’ 중 일부이다. 딱딱한 물질성을 가진 조각상은 부드러운 자수로 표현되고, 일정한 패턴으로 인해 카펫을 연상시키는 촉각적인 배경은 아크릴 물감으로 채색된 것이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조각상과 패턴을 병치시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조각과 회화의 시각적 이미지의 다시 보기를 제안한다. 이로 인해 ‘동상 시리즈’는 작가의 다른 작품과 같이 여성·남성, 동양·서양 등으로 구분 짓거나 정의되는 무의식적 시각 영역을 재해석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