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소장품
이민수
원
이민수(1962-)는 찰흙이나 밀랍처럼 점성이 있는 재료를 덧붙여 나가면서 입체적인 형상을 빚고 반영구적인 청동을 주조하는 ‘소조’ 방식으로 작업을 한다. 작가는 절단된 신체, 상반신이 사라진 하체를 표현하는 식의 과감한 생략과 강조로 인체의 특징을 두드러지게 부각하기도 한다. 그는 철학자 가스통 바슐라르(1884-1962)의 영향을 받아 사원소를 작품 속에 담아낸다. 오랜 시간 세상의 근원이라 여겨져 온 ‘사원소(불, 물, 공기, 흙)’에 매료되어 조각 속에 이러한 속성을 담아 표현하고자 한다. 작가는 “이 과제는 여전히 진행형이며 나의 작업의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이다”라고 말한다. 이민수는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하고 자신이 청춘을 보낸 경기도 양주를 제 2의 고향으로 여기며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한가람미술관(2000) 장흥 토탈 미술관(2002)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통일염원조각대전(예술의전당,1995) 대상, 단원미술대전(2005) 평론가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과감하고 극적인 표현으로 강한 생명력을 느끼게 하는 작품 〈원〉(2006)은 등을 맞댄 두 사람이 하나인 ‘원(One)’을 향해 나아가는 격동적인 순간을 담았다. 작품 제목인 ‘원’은 두 사람이 하나가 되고자 하면서도 하나가 되지 못하는 마음(염)을 뜻한다. 서로 다른 존재가 하나의 염(念)을 향해서 고군분투하는 고뇌와 열정을 강렬한 포즈와 근육 표현에서 느낄 수 있다. 절차가 까다롭고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소조’ 기법을 고수하고 있는 작가는 잘 다듬어진 인체를 묘사하기보다는 손으로 붙이고 다듬은 흙덩어리의 느낌을 강조했다. 몸의 각진 부분을 매끈하게 마무리하지 않고 굵직한 터치를 남겨놓음으로써 역동성과 속도감을 표현한 인체 조각으로 강렬한 힘과 감정이 느껴지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