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소장품
이재효
0121-1110=106056
이재효(1965-)는 나무, 나뭇잎, 돌, 숯 등 자연의 소재를 못, 볼트와 같은 인공적인 소재와 결합하고 변용하는 작업을 거쳐 ‘또 다른 자연’을 제시해왔다. 드로잉, 설치미술 등의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방법으로 ‘자연의 변용’을 제시하고 자연에 대한 예술 표현의 가능성을 탐구하면서 예술적인 은유와 상징을 이끌어낸다. 그의 작품의 전체적인 형상은 원과 직선을 중심으로 포괄하고 자연의 순환구조와 반복 양상을 단순하면서도 함축적으로 표현한다. 또한 시각적 효과를 충분히 가지고 있으면서도 동일한 입방체의 반복과 증식, 물성의 강조, 작가의 주관이 개입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니멀리즘(Minimalism)과 은밀하게 조우하고 있다. 더불어 자연 친화적이며 환경생태를 역행하지 않는 대지 미술가들의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홍익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한 이재효는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1998, 문화체육관광부), 오사카 트리엔날레(1998) 대상, 일본 효고 국제 회화 공모전(2005) 우수상 등을 수상한 바 있으며 예술의전당(1996), 일민미술관(2000)등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0121-1110=106056〉(2005)은 여러 개의 통나무를 조합하여 만든 구(球) 형상의 구조물이다. 상생, 완전성, 만물의 근원과 상징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되는 원은 이재효의 작업에서 구, 원형, 원통형, 그리고 아몬드형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된다. 이 작품에서는 원이 입체적인 구로 구현되었다. 모든 생명의 알갱이가 둥근 입체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은 그의 작업에 구가 지속적으로 나타나게 하는 이유이다. 이 작품은 자연미를 존중하는 데서 출발하였지만, 그 안에 품은 작가만의 노련한 기교는 작품의 완성도를 더해주는 요소로 작용한다. 거친 나무 표면의 불규칙함이 매끄럽게 처리되고 다듬어져 인공적인 물체로 만들어졌으며 전체적으로 단조로운 형상은 재료 자체의 본질을 부각시키고 있다. 부드럽게 황금빛을 띤 나뭇결은 거무스름한 껍질과는 대조를 이룬다. 마찬가지로, 전체적으로 딱딱한 형상을 띠는 윤곽은 각각의 나무가 가진 비정형적인 형태를 보여준다. 음과 양, 자연과 인위적 기교, 서로 다른 차이는 각각을 서로 보완하고 있으며 관람객에게는 자연을 새롭게 인식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자연으로부터 채집한 소재에 최소한의 조작을 통해 ‘완전함과 질서’라고 하는 자연의 본질을 표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