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소장품

이행균
애증의 덫
이행균(1965-)은 사람이 ‘따뜻하게’ 사는 일에 많은 관심을 두고 그 관심을 자신만의 예술로 표현하고자 차디찬 돌덩이에 온기를 입히는 작업을 해왔다. 그는 주로 영혼의 진화, 생명의 고리 등 인간의 윤회와 가족애를 중점적으로 성찰해왔다. 특히 “가족은 인간이 만든 제도 중 가장 완벽한 발명품”이라고 말하는 작가의 생각에 바탕을 이루는 ‘사랑’은 그가 사람다운 삶을 살아가는데 근본가치로 여겨져 왔다. 이렇듯, 작가는 남녀의 사랑과 결혼, 그 인연으로 자녀들이 태어나 화목한 가족을 이루는 삶에 대한 소중함과 가족이 우리 삶의 중심에 있음을 강조한 작품들을 선보여 왔다. 그는 사실주의 조각에 바탕을 두고 작가만의 비례감각을 세련되게 조형화하며 특유의 위트와 여유를 담아 작품의 서사를 생생하게 묘사한다. 이행균은 전남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과를 거쳐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조소를 공부했으며 MBC 한국구상조각대전(1995)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애증의 덫〉(1996)은 여성의 얼굴 형상 위로 뿔 형태의 투구가 놓여 있고 투구의 끝에 얼굴이 박힌 나체의 남성이 서 있는 모습을 표현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근육이 드러나는 나체의 남성이 여성의 머릿속에 갇혀 발가벗겨진 포로가 된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이는 젊은 날의 연인이었던 여성을 향한 생각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하는 작가의 자화상을 상징적으로 나타냈다. 또한 검은 오석(돌)을 6가지(굵은 정발, 가는 정발, 물갈기, 버너튀김, 샌딩, 무광)의 각기 다른 공법으로 처리해 다양한 질감을 표현하였다. 사랑에 대한 그리움을 작가의 자화상에 담아낸 것으로 사랑과 증오의 감정이 이분되지 않음을 오석이라는 재료의 느낌을 살려 사랑을 둘러싼 복합적인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