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소장품

홍승남
존(存)
조소와 실내건축을 공부한 홍승남(1955-)은 1992년부터 ‘존재(存)’를 주제로 하여 ‘원과 사각형의 변주’를 3차원의 공간 속에 표현하는 작업을 해왔다. 형태와 의미의 기본을 원과 사각형으로 간주하는 작가에게 모가 난 사각과 원만한 원은 인간사의 대립과 공존을 나타낸다. 작가는 기하학적인 형태들로 어우러진 단순한 모습의 결과물을 창조하지만, 금속을 자르고 용접하고 표면을 사포로 문질러 광을 내고, 각을 예리하게 다듬는 등의 철저한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한 따스한 정감을 작품 안에 담아내고 있다. 홍승남은 관객과의 소통, 작품이 놓이는 환경, 일상과의 접목을 중요시하는데 그의 이러한 생각은 공공미술과 환경조각으로 이어진다. 특히, 서울 종로타워에 설치된 환경조형물 〈원의 정원〉(2000)은 ‘스트리트 퍼니처’로서 이러한 작가의 예술정신이 드러난 대표작이다. 홍승남은 서울대학교와 슈투트가르트 국립조형미술대학에서 조소를 공부하고, 비스바덴 공대 실내건축과에서 수학했다. 작가는 스테인리스 스틸뿐만 아니라 석고, 나무, 종이, 레진, 사진, 가죽 등으로 재료의 영역을 확장해나가며 작업하고 있다.
〈존(存)〉(2005)은 기하학적인 정육면의 입방체가 지닌 형태의 명쾌함과 스테인리스 스틸의 금속성이 조화를 이룬 작품이다. 또한 작품 속에 비개성적인 태도와 단순한 형태 등에서 보이는 극단적인 간결함, 재료가 환기하는 기계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 스테인리스 스틸로 이루어진 단순한 조각이지만 철저하게 물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작가의 흔적을 배제하는 미니멀리즘(Minimalism) 조각과는 차별화된 노동집약적 제작 과정을 수반하는 작품이다. 홍승남의 ‘존(存)’ 연작은 가장 기본적 도형인 원과 사각형을 통해 ‘존재’라는 주제를 구현한 것이다. 작가는 두 도형을 채우고 비우는 조형적인 구성과 불규칙한 중첩을 통해 계속해서 변화하는 무질서한 형상을 만들어 내고자 했다. 완성된 작품의 외부 공간 즉, 작품의 형태에서 비롯된 실루엣으로 만들어지는 공간들은 관람객들에 의해 무한의 가능성을 담은 형태로 변화하며 그 존재의 의미를 새롭게 생성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