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소장품
손국연
중국에 있는 조선인 No.15
손국연의 두 작품, <중국에 있는 조선인 No.15>와 <영원한 달콤함>은 2000년대 초반 작가 스스로 고민했던 정체성에 대한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작가는 1994년 ‘평화로운 욕망들(peaceful Desires)’이라는 연작을 발표했다. 작품은 화면 가운데 뛰어다니는 여성 한 명이 배치되어 있고 그 주변으로 중국 도시들의 풍경이 펼쳐져 있다. 경기도미술관에서 소장 중인 <중국에 있는 조선인 No.15>는 이 작품이 변주된 것이다. 작가는 <평화로운 욕망들>을 중국과 북한, 남한이 표기된 지도 위에 다시 그려 <중국에 있는 조선인 No.15>를 완성했다.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까지 중국에서만 활동하던 북한 국적 작가의 작품이 우리나라에 전시되는 상황은 작가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영원한 달콤함>에서 작가는 자신의 몸에 설탕을 바르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여기에서 설탕은 ‘달콤함’을 상징하며 나르시시즘적 포즈와 병합되어 여성의 몸에 대한 긍정성으로 읽힐 수 있다. 연달아 발표한 다른 작품들을 살펴보면 ‘설탕’으로 표현된 달콤함은 작가의 삶을 은유하는 확장적 기호로 작용한다. 작가가 제안하는 달콤한 삶은 우리의 삶을 정의해볼 수 있는 틈을 만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