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크로스장르전
《코끼리, 그림자, 바람》
2019. 05. 23. ~ 2019. 06. 23.
경기도미술관 기획전시실
경기도미술관은 ‘2019 크로스 장르’전으로 <코끼리, 그림자, 바람 Image, Silhouette, and Motion> 전을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는 이미지의 움직임으로 시각적 환영을 빚어내는 애니메이션과 작가들의 예술적 고찰을 통해 우리 주변과 내면을 새롭게 인식해보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코끼리, 그림자, 바람>은 애니메이션을 이루는 요소인 영상(映像)과 움직임을 비유적으로 나타냅니다. ‘코끼리(象)’는 한자에서 형상을 의미함과 동시에 ‘상상(想像)’을, ‘그림자’는 스크린 위에 투사되는 실루엣이자 그것이 만들어내는 환상을, ‘바람’은 나타나고 사라지는 속성을 지닌 것으로서 애니메이션의 움직임이라는 요소를 나타냅니다. 애니메이션은 이 모든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창출하는 예술성을 지니며 형상의 움직임을 통해서 환상을 자아내는 속성을 지닙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견고한 현실을 파고드는 동적인 상상으로 애니메이션을 통해서만 포착해낼 수 있는 지금의 사회적 현상이나 우리의 내면을 담아냅니다. 전시를 관람하시며 보다 유동적이고 적극적인 인식으로 현재를 반추하고 상상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황민규 MINKYU HWANG
황민규 MINKYU HWANG
나는 너를 지킨다
2015
HD 싱글채널 비디오
4분 52초
내레이션: 이진희
번역: 이진희
레퍼런스:
아키라
아톰
신세기 에반게리온
북두의권
가오가이거
공각기동대
자이언트로보
기동전사 건담
그랜라간
인랑
마징가z
마이트가인
원펀맨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철인28호
사운드: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OST(Lux Aeterna)
스타 게이징
2018
HD 싱글채널 비디오
8분 17초
레퍼런스: 나사(미국 항공 우주국)
<나는 너를 지킨다>는 일본의 애니메이션 장면과 전 세계에서 벌어진 각종 사건·사고들을 조합한 파운드 푸티지 영상이다. 애니메이션 영웅의 다짐을 들려주는 내레이션은 위기의 상황을 보여주는 영상과 부조화를 이루며 무력화된다.
<스타 게이징>은 NASA가 제공하는 행성 자료를 바탕으로 제작한 영상이다. 편집과정에서 오류가 난 영상같기도 하지만 동시에, 심장이 뛰는 디지털 생명체 혹은 행성의 폭발 직전 모습과도 같은 생명력을 연상시킨다.
메시아적 콘텐츠의 대중문화에서 위기나 재앙이 유희적 콘텐츠로 소비되는 것에 대해 비판적으로 바라본 작가는 재패니메이션에서 주인공과 세계의 위기를 다루는 ‘세카이계(セカイ系)’ 문법이나 시각적 구조를 차용하여 우리가 직면한 실재하는 위기들과 불완전한 세계에 대한 감각을 일깨운다.
한네 이바르스 HANNE IVARS
한네 이바르스 HANNE IVARS
권력과 영광: 권력과 영광
2013
싱글채널 비디오
2분 13초
권력과 영광: 레드 카펫
2013
싱글채널 비디오
2분 33초
권력과 영광: 생각의 연속
2014
싱글채널 비디오
4분 15초
<레드 카펫><권력과 영광><생각의 연속>은 “권력과 영광”이라는 주제의 세 연작이다. 부귀와 명예를 상징하는 레드 카펫이 인물을 옭아매는 상황, 화려한 쓰레기 더미 위에서 허우적대는 인물, 괴물과 인물의 엇갈리는 운명 등의 내용은 우리가 고군분투하며 달성하고자 해 온 목표와 가치, 삶의 태도란 무엇인가를 돌아보게 한다. 그 목표는 이미 달성되었거나 영원히 달성 될 수 없는 것, 또는 달성할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물질만능주의, 소비지상주의 등의 세태 속에서 삶의 가치를 만들어갈 여유 없이 살아가는 현대사회의 인간상이 기묘한 상황에 놓인 인형의 모습에 반영되고 있다. 작가는 야망과 분투를 잠시 멈추고 인간다움에 대해 본질적으로 질문하며 미지의 세계를 상상하고 뛰어들어보기를 제안한다.
야마무라 코지 YAMAMURA KOJI
야마무라 코지 YAMAMURA KOJI
머리 산
2002
2D 애니메이션
10분
내레이션 / 샤미센(현악기): 타케하루 쿠니모토
음악: 타케하루 쿠니모토, 시지지즈
사운드 디자인: 코지 카사마츠
원작: 라쿠고 “머리 산(頭山)”
대본: 쇼지 요네무라
머리 위에 벚꽃 나무가 자란 한 구두쇠 남자의 이야기이다. 다 자란 벛꽃나무 아래에서 사람들이 난동을 부리고, 결국 주인공은 자신의 머리 위에 자라난 나무를 뽑아버리고 만다. 이 이야기는 작가가 일본 화술기반 전통 예능 ‘라쿠고(落語)’의 한 작품인 “머리산(頭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자연을 함부로 소비하는 세태나 끊임없는 고뇌의 연속에 빠지는 현대 도시인들의 모습이 애니메이션의 초현실적이고 시적인 서사와 화면에 담겨 있다.
세바스티앙 로덴바흐 & 뤽 베나제 SÉBASTIEN LAUDENBACH & LUC BÉNAZET
세바스티앙 로덴바흐 & 뤽 베나제 SÉBASTIEN LAUDENBACH & LUC BÉNAZET
시 영상: 사냥 중의 사고
2014-2015
애니메이션
1분 14초
시 영상: OSN
2014-2015
애니메이션
2분 5초
시 영상: 목저어
2014-2015
애니메이션
3분 7초
시 영상: 오른쪽과 왼쪽
2014-2015
애니메이션
2분 17초
프랑스의 애니메이션 감독 세바스티앙 로덴바흐가 시인과의 협업으로 제작한 작품이다. 시를 “손으로 듣기”라는 과정을 거쳐 초당 24프레임으로 그려낸 4 연작 애니메이션이다. 단어의 조각들이 낭독자의 호흡과 만나 비로소 완성되는 뤽 베나제의 시처럼 프레임별 이미지들은 하나의 움직임을 상상하는 단서가 되며, 그 움직임 안에서 이미지의 단서들은 하나의 형상을 갖춰나간다. 그림이 움직임을, 움직임이 소리를 이끄는 일반적인 애니메이션 제작 방식과 달리, 소리가 선행되고 움직임이 그림을 이끄는 방식으로 제작된 작품으로, 시의 행간을 프레임의 행간으로 그려낸 시적인 애니메이션이다. 이 작품은 애니메이션 언어에 관한 근본적인 실험이자, 우리에게 일상적 언어와 움직임에 대해 새로운 방식으로 인지하도록 한다.
배윤환 YOONHWAN BAE
배윤환 YOONHWAN BAE
스튜디오 B로 가는 길
2017
싱글채널 비디오
11분 39초
자화상
2018
싱글채널 비디오
11분 50초
<스튜디오 B 로 가는 길>은 작업실로 가는 길 또는 작업실에서 작가의 마음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이미지와 텍스트가 혼재된 덩어리들로 형상화하여 보여준다. 이상향의 작업실을 찾아가는 과정이자 창작의 과정 중에 겪는 작가의 생각들이 투박하고 정제되지 않은 표현으로 담겨 있다.
<자화상>은 한 박제사에 관한 내용으로, 언어소통에 쓰이는 말이 박제사에 의해 고체화되는 작가의 상상에서 시작된 이야기이다. 난사하듯 쏟아지는 말들과 내면의 중얼거림들이 이미지 조각들로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작가는 머릿 속에 꿈틀대는 생각과 말들을 들여다보고 무수히 나타났다가 사라져버리는 심상들을 애니메이션으로 포착해낸다.
박광수 GWANGSOO PARK
박광수 GWANGSOO PARK
검은 바람, 모닥불 그리고 북소리
2015
3채널 드로잉 애니메이션
20분 26초
사운드: 이병재
<검은 바람, 모닥불, 그리고 북소리>는 작가가 현실과 가상에서 수집한 여러 영상들을 기반으로 제작한 애니메이션과 일상에서 경험하고 사유한 것들을 상상으로 풀어낸 애니메이션들이 서로 뒤섞여 있다. 출근길의 사람들을 본 따 만든 불 모양 사람의 행진, 게임의 마지막 순간처럼 넘어지는 남자, 날씨를 예보하는 손 동작과 같이 일상에 근거를 둔 이미지들이 이어지는 드로잉 선들 사이에서 진동하고 호흡한다. 작가는 반복적이고 일상적인 현실의 틈을 공상으로 메우며 은유적인 도상과 운율로 가득한 사색의 풍경으로 이끈다.
문소현 SOHYUN MOON
문소현 SOHYUN MOON
텅
2012
싱글채널 비디오
11분 47초
혀의 기능을 상실한 채 혀를 입 안에 가득 찬 근육이자 고기로만 인식하는 인물과 무기력하게 굳은 채로 혀를 내뱉기만 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작가는 원초적이고 그로테스크한 신체부위이자 언어소통에 주요한 기능을 하는 혀라는 부위에 주목한다. 수많은 말이 오가고 말로써 힘을 가지게 되는 현대사회에서 자아의 목소리와 욕망이 억제된 현대인의 모습을 환기시킨다.
레이 레이 & 토마 소뱅 LEI LEI & THOMAS SAUVIN
레이 레이 & 토마 소뱅 LEI LEI & THOMAS SAUVIN
리사이클드
2013
싱글채널 비디오
6분
사운드: 자프카
지난 30년간 중국의 베이징 수도와 거주자들의 모습이 담긴 화면이 연속적으로 이어진다. 다큐멘터리 이미지와 오래된 필름의 물성은 독특한 미학을 보여준다.
프랑스의 수집가 토마스 소뱅이 베이징 외곽에 있는 수년간 수집한 사진들로 구성된 이 작품은 작가와 수집가가 스캔한 네거티브 필름 약 50만 장 중에서 선별된 3천 장의 사진들로 제작되었다. 빠르고 연속적인 움직임의 애니메이션 안에서 재활용된 이 사진들은 1980년대부터 21세기 초반에 걸쳐 빠른 성장과 변화를 겪었던 베이징의 역사를 증명하며 거주자들의 삶을 상상하게 한다.
노영미 YOUNGMEE ROH
노영미 YOUNGMEE ROH
파슬리 소녀
2018
실험 애니메이션
7분 40초
킴
2019
실험 애니메이션
13분 12초
두 작품은 모두 저작권이 자유로운 소스들로 작업된 애니메이션이다. 이탈리아 전래 동화를 차용한 이야기의 <파슬리 소녀>는 이미지에서 음향, 내레이션에 이르기까지 저작권이 만료된 소스들로 콜라쥬 되어있다. <킴>의 이야기는 “김신선전“, ”채털리 부인의 사랑“, ”산길“ 이라는 세 문학작품의 조합으로 재구성되어있다. 웹에서 이미지들이 합성될 때 이용되는 크로마키 기법에서 가장 바탕이 되는 그린 스크린이 이 작품에서는 전복적으로 전면에 드러난다.
작품의 각 요소들은 의미에 종속적인 존재가 아니라 각자의 서사를 지닌 채 호응한다. 작가는 주인이 없는 소스들을 의인화 시키고, 끝없이 방랑하는 주체로서 소스들의 생태를 작품에 담아냈다. 다층적인 구조의 작품들은 명확한 정체성과 역할, 위치에 대해 불안한 고민을 안고 있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나탈리 뒤버그 & 한스 버그 NATHALIE DJURBERG & HANS BERG
나탈리 뒤버그 & 한스 버그 NATHALIE DJURBERG & HANS BERG
집이 아니더라도, 뇌에는 복도가 있다.
2018
디지털 필름, 오디오
8분 18초
미로와 같은 복도를 따라 지속적으로 움직이는 카메라는 갱스터 개, 신부 쥐, 담배 피는 악어, 교황 등 다양한 캐릭터들을 비춘다. 클럽과 힙합의 코드들, 쾌락과 황홀경에 빠져있는 캐릭터들, 물질주의를 반영하는 도구들은 폭력적이고 성적인 욕망을 품은 듯 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움직임에 맞추어 울리는 사운드는 이를 더욱 강렬하고 파괴적으로 전한다.
좁고 은밀한 통로는 어디가 시작이고 끝인지 모르게 끝나지 않는 사슬처럼 연속된다. 미로 속에서 돌고 도는 시선은 캐릭터들을 반복적으로 마주치며 영원히 현재만을 반복한다. 쾌락주의와 물질주의로 환원되는 현대사회를 비추는 통로는 무의식을 맴도는 지속적이고 근원적인 욕망의 구조와 궤를 같이한다.
김예영 & 김영근 YEYOUNG KIM & YOUNGGEUN KIM
김예영 & 김영근 YEYOUNG KIM & YOUNGGEUN KIM
도시
2010
싱글채널 비디오
6분 28초
음악: 미로쿠
도시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높다란 건물과 아스팔트, 매연과 소음, 벽들 너머로 도시의 사람들이 출근하고 일하고 일상을 보내는 모습이 보인다. 작가는 애니메이션의 상상력으로 도시를 움직이는 사람들의 삶과 일상을 들여다본다. 도시를 이루는 틀과 껍데기 너머 체온과 숨소리로 가득한 사람들의 풍경으로 표현된 도시의 모습은 매일같이 살아가는 도시의 생태에서 개인이 위치한 삶의 풍광을 돌아보게 한다.
김승희 SEOUNGHEE KIM
김승희 SEOUNGHEE KIM
심경(心鏡)
2014
싱글채널 비디오
2분 4초
애니메이션 / 음악: 김승희
한 여자가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있다. 마음 ‘심(心)’과 거울 ‘경(鏡)’으로 구성된 제목이 암시하듯이, 내면의 심상들을 들여다보는 작품이다. 작가는 팽팽한 줄, 가꾸어진 몸매, 양복 등으로 대변되는 사회적인 이상과 권력의 논리에 억압되었던 자아의 불완전한 내면을 그 자체로 인정하고 스스로 자유로운 마음에 대한 갈망을 애니메이션의 공감각적 상상으로 풀어냈다. 타인의 시선과 사회적 역할에 치중하여 본연의 내면을 들여다 볼 여유가 없는 현대인들의 불완전한 자아를 반영하듯 파편화된 조각들로 표현된 마음의 심상들은 애니메이션 작품 안에서 하나의 조화로운 만화경을 이루며 자유롭고 동적인 에너지로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