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뮤지엄커넥트
《눈-길》
2026. 05. 05. ~ 2026. 11. 01.
경기도미술관 프로젝트 갤러리
G뮤지엄커넥트는 경기도미술관 개관 20주년을 맞아 관람객을 환대하는 마음으로 마련한 소장품 기반의 참여형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현대미술을 보다 일상에서 편안하게 마주할 수 있도록, 공간과 경험을 통해 감상의 여러 방식을 제안한다.
《눈-길》은 그 첫 번째 프로그램으로, 미술관에 들어오기 전부터 조용히 시작된다.
관람객의 시선은 한 지점에 머무르기보다, 밖에서 안으로, 한 공간에서 다음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흐른다.
전시는 그 흐름을 따라, 작품과 공간이 서로 연결되도록 구성되어 있다. 감상은 시선을 따라 이동하는 경험에서 시작한다. 미술관 외부에서는 글과 그림이 함께 드러나는 작품이 시선을 가볍게 붙잡으며 전시의 시작을 알리고, 로비에 들어서면 또 다른 작품이 그 시선을 이어받아 다음 공간으로 부드럽게 이끈다. 익숙한 것에서 출발한 시선은 공간을 건너며 흔들리고, 어느 순간 멈추어 스스로 내가 무엇을 기준으로 보고 있었는지를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다시 바깥을 마주할 때, 우리는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세계를 바라보게 될 것이다.
이처럼 《눈-길》에서 작품은 감상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길이 된다.
관람객은 작품을 따라 걷는 동안, 자신의 시선과 감각이 조금씩 넓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작품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당신의 시선이 어디로 향하는지 느껴보고, 그 흐름 속에서 공간을 경험해 보기를 바란다.
우리는 공간을 이동하며 지각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시선이 어떤 기준 위에 있는지 인식하며
눈앞의 이미지가 실제가 아님을 경험하고
결국 공간을 하나의 경험된 장소로 느끼게 된다.
강익중, 〈내가 아는 것〉
강익중, 〈내가 아는 것〉, 2010-2026, 혼합재료, 가변크기
우리가 이미 알고 있지만
굳이 꺼내어 말하지 않는 것들이 있다.
‘비 오기 직전의 하늘은 청록색’이라는 것처럼,
아주 사소하고 평범한 감각들이
작품을 통해 한글 문장으로 드러난다.
이 작품을 전시의 시작과 또 다른 시작, 미술관 바깥에 두었다.
미술관에 들어서기 전,
우리는 각자가 알고 있는 것들로부터 출발한다.
이미 가지고 있는 감각과 기억,
그 익숙한 기준 위에서 세계를 바라본다.
예술 또한 다르지 않다.
낯설게 이해하려 하기보다, 각자가 알고 있는 것에서부터 바라볼 수 있다는 것.
이 작품은 그 출발점을 조용히 열어 준다.
또한 미술관에서의 다양한 시각 경험을 다시금 생각해 보는 마지막 장면이기도 하다.
김승영, 〈물징검다리〉
김승영, 〈물징검다리〉, 2003, 철에 코팅, 물, 가변크기
물이 담긴 그릇들이 다리처럼 놓여 있다.
하지만 그 위를 실제로 건널 수는 없다.
건널 수 없는 것을 ‘다리’라 부르는 이 작품은,
이름과 기능 사이의 간극을 드러낸다.
미술관 로비에서 전시장으로 이어지는 지점에서
이 작품은 하나의 전환이 된다.
몸은 앞으로 나아가지만,
시선은 잠시 멈춰 그 사이를 바라보게 된다.
건너는 행위는 물리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이미 다른 공간으로 들어오고 있다.
보는 일은 이때, 단순한 시선이 아니라
몸의 이동과 함께 만들어지는 경험이 된다.
권기수, 〈레이어〉
권기수, 〈레이어〉, 2009, 렌티큘러, 100×300cm
권기수의 작품에는 동그리가 등장하고,
매・난・국・죽은 작가 특유의 위트로 단순한 형태로 변환된다.
익숙한 소재는 아이콘처럼 가볍게 드러나지만,
그 안에는 여러 겹의 시선이 포개져 있다.
시선에 따라 달라지는 이미지가 있다.
관람객이 한 걸음씩 옮길 때마다
화면은 조금씩 변하고,
발걸음이 머무는 순간에는
또 다른 장면이 드러난다.
보는 위치와 움직임에 따라
이미지는 고정되지 않고 계속 달라진다.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풍경 또한 이와 닮아있다.
어디에 서 있는지,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따라
같은 장면도 전혀 다르게 보인다.
이 작품은 그 경험을 통해 보는 일이 얼마나 유동적인지,
그리고 예술 또한 그 움직임 속에서
새롭게 드러난다는 것을 보여준다.
주세균, 〈신념을 세우다〉
주세균, 〈신념을 세우다〉, 2015, 도자기, 가변크기
〈신념을 세우다〉는
‘신념’이라는 단어로 이루어진 조각이다.
작가는 가족과 함께한 식사 자리에서 들었던 말들,
그 시간을 통해 자연스럽게 몸에 스며든 가치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가 먹고 자라며 쌓아온 것들이
하나의 신념이 되었듯,
이 작품은 그 신념을 형태로 세운 것이다.
하지만 이 신념은
작가 개인의 것에 머물지 않는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서로 다른 신념들,
그 개별적인 믿음들이 모여
하나의 ‘신념’이라는 이름을 이루게 된다,
관람객은 이 작품 앞에 서서
‘신념’을 바라보다가, 벽 너머의 벤치에 앉게 된다.
그리고 스스로 하나의 신념이 되어본다.
주세균, 〈드로잉 ‘신념’ 2026-1–9〉
주세균, 〈드로잉 ‘신념’ 2026-1–9〉, 2026, 종이에 연필, 42×29.7cm
주세균은 글자를 회전시키며
도자기의 형태를 만들어내는 텍스트자(text jar) 시리즈를 작업해
왔다.
이 과정에서 하나의 글자는
회전하는 각도에 따라
서로 다른 형태로 변화한다.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드로잉은
그러한 형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같은 글자에서 출발하지만
다양한 방향으로 확장되는 이 형상들은
각기 다른 모습의 신념처럼 보인다.
이 작업은
하나의 신념이 아니라,
각자가 가지고 있는 서로 다른 신념들이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유현미, 〈스틸라이프 : 돌구름〉
유현미, 〈스틸라이프 : 돌구름〉, 2007, 디지털 C 프린트, 150×120cm
유현미는 사진, 회화, 조각의 경계를 넘나들며 작업한다.
현실의 공간 안에 일상의 사물과 닮은 오브제를 설치하고,
그 위에 색과 명암, 그림자를 더해 하나의 장면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구성된 공간은 다시 사진으로 기록되고,
그 결과는 조각과 회화, 사진이 교차하는
하이브리드 이미지로 드러난다.
이 작품은 하나의 형식에 머무르기보다
‘어떻게 현실을 새롭게 보게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가까운 과정이다.
〈두 개의 공〉, 〈돌구름〉은
익숙한 사물로 이루어진 장면이지만
그 상태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분명히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딘가 비현실적이고,
사진이지만 회화처럼 느껴진다.
현실과 환영, 실제와 이미지 사이의 경계는 흐려지고,
시선은 그 모호한 상태 위에 머물게 된다.
이것이 실제인지, 만들어진 장면인지
쉽게 구분할 수 없는 순간, 우리는 보이는 것을 다시 의심하게 된다.
그리고 그 질문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이 작품은 새로운 사유의 계기를 만들어낸다.
유현미, 〈스틸라이프 : 두 개의 공〉
유현미, 〈스틸라이프 : 두 개의 공〉, 2007, 디지털 C 프린트, 150×120cm
유현미는 사진, 회화, 조각의 경계를 넘나들며 작업한다.
현실의 공간 안에 일상의 사물과 닮은 오브제를 설치하고,
그 위에 색과 명암, 그림자를 더해 하나의 장면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구성된 공간은 다시 사진으로 기록되고,
그 결과는 조각과 회화, 사진이 교차하는
하이브리드 이미지로 드러난다.
이 작품은 하나의 형식에 머무르기보다
‘어떻게 현실을 새롭게 보게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가까운 과정이다.
〈두 개의 공〉, 〈돌구름〉은
익숙한 사물로 이루어진 장면이지만
그 상태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분명히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딘가 비현실적이고,
사진이지만 회화처럼 느껴진다.
현실과 환영, 실제와 이미지 사이의 경계는 흐려지고,
시선은 그 모호한 상태 위에 머물게 된다.
이것이 실제인지, 만들어진 장면인지
쉽게 구분할 수 없는 순간, 우리는 보이는 것을 다시 의심하게 된다.
그리고 그 질문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이 작품은 새로운 사유의 계기를 만들어낸다.
유현미, 〈스틸라이프 : 두 개의 문〉
유현미, 〈스틸라이프 : 두 개의 문〉, 2007, 디지털 C 프린트, 150×120cm
‘문’은 안과 밖을 나누는 경계이면서,
동시에 그 사이를 연결하는 장치로 놓여 있다.
앞서 만난 〈스틸라이프 : 두 개의 공〉, 〈스틸라이프 : 돌구름〉작품에서
현실과 이미지의 경계가 흔들렸다면,
이곳에서는 그 경계 자체가 하나의 장면으로 드러난다.
문은 닫혀 있는지, 열려 있는지,
그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쉽게 확신할 수 없다.
우리는 문 앞에 서서
지금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이 작품은 지나온 경험을 되돌아보게 하면서,
다시 바깥으로 향하는 시선을 준비하게 한다.
경계는 더 이상 나누는 선이 아니라,
머물고 생각하게 만드는 하나의 장면이 된다.
박경률, 〈미팅 플레이스〉
박경률, 〈미팅 플레이스〉, 2018, 캔버스에 오일, 종이에 오일, 포장된 회화, 세라믹, 나무봉, 스폰지, 마스킹 테이프, 오렌지, 스티로폼에 석고, 아크릴관, 공산품, 클레이, 나무프레임, 가변크기
박경률의 〈미팅 플레이스〉는
회화와 설치가 결합된 작품이다.
작가는 회화의 평면 안에 껴껴히 쌓여있는 레이어를
실제 공간으로 꺼내어 펼쳐서
조각과 회화가 만나는 자신만의 새로운 형식을 만들었다.
이 작업은 특정한 대상을 재현하기보다,
그리는 행위 자체에 더 가까이 다가간다.
그려진 흔적들은 화면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오브제로 확장되어 공간에 놓이고,
수집되고 제작된 요소들이 함께 어우러지며
하나의 장면을 이룬다.
관람객은 이 공간 안에서
하나의 이미지를 바라보기보다,
여러 층위의 흔적들 사이를 오가며 머물게 된다.
보는 일은 점점 한 방향의 시선에서 벗어나
공간 속에서 이루어지는 경험으로 확장된다.
이원석, 〈창 밖의 남자〉
이원석, 〈창 밖의 남자〉, 2006, 혼합매체, 180×70×90cm
이원석의 〈창 밖의 남자〉는
창밖에 서서 안을 바라보는 인물 조각이다.
이 작품은 단순히 인물을 재현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시선의 방향과 관계를 드러내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관람객은 이 인물을 바라보지만,
동시에 그의 시선 안에 놓이게 된다.
보는 자와 보이는 자의 위치는
이 작업 안에서 자연스럽게 교차하고,
시선의 주체는 더 이상 고정되지 않는다.
안과 밖의 경계를 가르기보다,
그 사이에 놓인 시선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보는 행위는 대상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위치와 상태를 함께 인식하는 경험으로 확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