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와 K팝아트 특별전
《알고 보면 반할 세계》
2024. 11. 15. ~ 2025. 02. 23.
경기도미술관 2층 기획전시실 전관

# 민화와 K팝아트 특별전
민화와 K팝아트 특별전은 한국의 전통 민화(民畫)로부터 한국적 팝아트의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기획된 전시이다. 팝아트는 전후 영국과 미국의 상황을 중심으로 산업사회, 대중문화의 확산에 따른 문화적 현상과 반복적 이미지를 제시하며 전개된 미술사조이다. 팝아트는 한국의 미술계에도 수용되어, 실험미술과 민중미술의 현장, 포스트모더니즘 등에 여러 면모로 등장했다. 그 영역은 한국의 팝아트를 하나의 조류로 정의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다. 한국 팝아트의 경향들 중에는 영미권의 팝아트를 도입한 양상, 전통 미술의 차용과 대중문화의 반영, 정치적 견해가 담긴 팝아트 등이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 중 한국적 정체성을 지닌 민화와의 관계 속에서, 한국 현대미술의 팝아트를 열린 가능성으로 탐색해 보고자 한다.
#전시의 질문
이 전시에는 다음의 네 가지 질문이 담겨있다. ‘현대미술의 관점에서 민화를 어떻게 읽을 수 있는가?’, ‘한국 현대미술에서 팝아트는 어떤 양상을 이루는가?’, ‘한국 현대미술에서 K아트란 어떤 것일까?’ 그리고 ‘민화와 팝아트의 사이에서 K팝아트가 어떻게 드러날 수 있는가?’ 이다. 전시의 전 과정 안에서 이 질문들은 매 시점 다채로이 떠오르는 답을 비출 것이다. 이 열린 가능성 안에 한국 현대미술에서 바라보는 민화와 K팝아트를 조명하고자 한다.
#한국의 전통 민화
한국의 전통 민화는 산수화나 문인화 등에서와 달리 고유의 양식적 특질과 민속적 내용을 담고 있다. 오랜 기원으로 조선 후기에 성행한 이래 어떤 집단에서든 어떤 형태로든 지속적으로 사랑받아 온 미술의 한 갈래로서 민화는 장롱이나 병풍에, 생활 가까이에 자리해 왔다. 민화에는 해학, 풍자, 기복, 주술 등을 비롯하여 상징, 다시점(多視點)*, 오색빛 천연색, 우화적 표현 등의 특색있는 표현과 삶의 다양한 시선, 태도를 담고 있다. 삶 가까이에 있는 예술로서 민화는 인생의 여러 고개를 넘는 과정에서 건강과 안녕, 번영과 계몽적 삶의 가치 등을 다지는 창이었다. 이처럼 민화는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사는 일과 관련해 입체적 면모로 생애에 대한 사유를 불러일으킨다.
* 다시점(多視點)의 표현이란, 특정한 물체를 하나의 시점에서 투시한 형태가 아니라 여러 시점에서 바라본 형태로 표현한 것을 말한다.
# 민화와 팝아트
한국 현대미술에는 이러한 민화의 요소가 표면적, 심층적 차원에서 이어져 왔다. 특히 세속적 욕망의 혼성적 구현, 사회에 대한 해학과 풍자의 시선, 대중문화의 수용 등의 특징에서 팝아트와 유사한 태도를 살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대중의 삶 가까이에서 그려졌던 민화의 문화적 위치는 현대미술에서 팝아트의 대중지향적 속성에 비견될 만하다. 민화와 한국 현대미술의 팝아트를 연관하여 보고자 하는 이 전시는 민화적, 팝아트적 태도에 주목하여 K팝아트를 길어 올린다. 그 접점과 긴장 속에서 작품들에 담긴 K의 양상은 때로는 민속적으로, 때로는 혼종적으로 등 유동적 양태로 살펴볼 수 있다. 이는 곧 한국 현대미술 면면에 나타나는 ‘한국성’에 대한 질문과도 맞닿을 것이다. 민화와 K아트 사이에서 탐색해 보는 팝아트적 태도의 작품들을 영미권의 팝아트와는 각도가 조금 다른 ‘K팝아트’로 살펴보는 일이 한국 팝아트의 재정립을 위한 시금석 중 하나로 작용하기를 기대한다.
# 알고 보면, 반할 세계
이 전시는 민화와 팝아트의 교차점에서 열망과 해학이 담긴 작품들을 생애의 사유에 따라 세 가지 세계관으로 선보인다. 더 나은 현세(現世)를 위한 이상향의 염원 ‘꿈의 땅’, 해학적 삶의 태도 ‘세상살이’, 내세(來世)에 대한 상상 ‘뒷경치’로 전시의 소주제가 구성된다. 한국 현대미술에서 이러한 삶과 세상에 대한 성찰이 지금의 시대적 예술적 자장(磁場)에서 발현되는 바를 살펴보며, 민화와 팝아트의 연관성 속에서 K팝아트의 다양한 가능성을 펼쳐볼 수 있을 것이다. 삶 가까이의 예술로서 민화와 팝아트의 관계 속에 너른 범주로 그려볼 K팝아트는, 생활을 영위하는 삶의 장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세계, 닮고 싶은 세계, 또는 다른 세계의 가능성을 다채로운 경관으로 펼쳐낼 것이다. 나아가 앞서 떠올린 물음들을 안고 작품들을 만날 때, 알고 보면 반할 세계, 혹은 알고 보아야 반할 세계, 그리고 알고 보면 새로이 보일 세계가 기다릴 것이다.
삼목구(三目狗) Amulet Painting of a Dog with Three Eyes, 조선, 지본채색, 30×45cm, 가회민화박물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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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도(三國志圖) Painting on the Romance of the Three Kingdoms, 조선, 지본채색, 101×43cm (8) 가회민화박물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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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호작도 (大虎鵲圖), Tigers and Magpies, 조선, 지본채색, 84×117cm, 경기대학교 소성박물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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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도(金剛山圖) Painting of Diamond Mountain, 조선, 지본채색, 67×36.5cm (6), 가회민화박물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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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모여재도(感慕如在圖) Painting of Shrine, 조선, 지본채색, 113×95cm, 가회민화박물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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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피장막문방구도(虎皮帳幕文房具圖), 조선, 지본채색, 340×120.5cm, 경기대학교 소성박물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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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질도(虎叱圖)조선, 지본채색, 68×74cm, 경기대학교 소성박물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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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도(葡萄圖), Painting of Grapes, 조선, 지본수묵, 112×47.5cm (10), 가회민화박물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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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도(巖虎圖) Rock like Tiger, 조선, 지본채색, 96×108cm, 경기대학교 소성박물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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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도(尋牛圖) Looking for a Cow, 조선, 지본채색, 31.5×60.7cm (8), 경기대학교 소성박물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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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련, 우물 밑이 귀신이 사는 곳, 2023, 리넨에 유채, 163×13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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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석, 스타벅스, 2024, 캔버스에 아크릴, 175×10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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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택, 스톤마켓-여주, 2021, 피그먼트 프린트, 68×140cm, ed.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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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주, 요석공주, 2018, 3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스테레오), 43분 10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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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선, 꿀과 독, 2020, 천 위에 폴리에스터 자수실, 60.6×91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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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실, 꽉 찬, 2019, 장지에 수묵채색, 160×46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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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경, 불꽃 변주 2023-2, 2023, 실크에 채색, 81×12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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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제성, INDEX#3_다보각경도 (多寶閣景圖), 2020~2024, 철, 세라믹, 가변 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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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현, 웅크린 용, 2024, 종이에 먹, 탁본 먹, 주묵, 잉크, 크래용, 109×194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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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기, 퓨저, 2021, 스테인리스 진공 챔버, 오일확산펌프, 로터리펌프, 열교환기, 콘덴서, 수소, 순환펌프, 고압발생기, 160×120×18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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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그림, 이간 (二棟), 2024, 비단에 담채, 120×4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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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종, 만수만복, 2022, 캔버스에 아크릴, 73×91cm (9), 222×282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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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평, 두려움 없이, 2014, 한지에 채색, 130×14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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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진, 신의 자리_인산인해 2, 2020, 아크릴, 자개, 나무 패널, 107.5×326×3.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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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돈, 불광동 토템 (흑), 2012, 잉크젯 프린트, 120×18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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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주, 석부작, 2016, 난, 시멘트, 대걸레, 빗자루 등, 168×121×41.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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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환, DMZ 산수, 2015, 캔버스에 아크릴, _98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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