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경기작가집중조명
광대하고 느리게: 권혜원, 박은태, 조은지
2021. 11. 11. — 2022. 02. 27.
경기도미술관 전시실 1, 2
경기도미술관은 2021년 마지막 전시로 《광대하고 느리게: 권혜원, 박은태, 조은지》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경기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중진작가의 작품세계를 집중 조명하고자 마련되었다. 경기도미술관의 중진작가 지원에 대한 애정과 방향성이 경기문화재단 작가집중조명 초청공모와 결합하여 더욱 의미있는 첫 발걸음을 내디딘 이번 전시는 권혜원, 박은태, 조은지 3인 작가의 신작 발표 무대이기도 하다.
전시제목 《광대하고 느리게》는 SF 소설가 어슐러 K. 르 귄의 단편집 <바람의 열 두 방향> 중 ‘제국보다 더욱 광대하고 느리게’에서 영감을 얻었다. 전시에 참여하는 3인 작가가 긴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보여준 예술적 성취와 작업의 여정에 경의를 표하는 의미를 담았다. 그녀의 소설이 액션이나 모험을 다루는 대신 인간의 내면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와 같은 정신세계에 관하여 이야기했듯이, 이 전시에서는 아무도 탐험하지 않은 숲을 탐험하는 3인 작가의 작업세계를 소개하고자 한다. 또한 그들의 신작을 통해 관람객이 자신만의 경험과 상상을 찾아가는 시간을 제공하고자 한다.
참여 작가 3인 – 권혜원, 박은태, 조은지 – 은 ‘인간과 비인간’, ‘물질과 비물질’, ‘인간과 노동’, 그 관계의 ‘사이’를 이해하는 방식을 탐구하고 고민하며 신작을 제작하였다. 《광대하고 느리게》는 인간과 노동, 인간과 동물, 언어와 비언어, 인간과 식물 사이의 대화를 인간 중심의 사유가 아닌, 대안적이고 급진적인 관점을 통해 경험하고 공유하는 전시플랫폼이 되기를 희망한다. 특히, 인류학의 관점에서 ‘타자를 바라볼 때 상대의 내면으로 깊숙이 녹아 들어가 관찰하는 방법론’을 차용하여 현재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상상하고, 그 속에 내재할 수밖에 없는 편견과 한계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고자 한다.
그리하여 우리와 완전히 다른 문화의 요소 – 장소, 시간, 물질 – 가 처음 만났을 때 일어나는 충격과 갈등을 통해, ‘우리가 문제와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진실로 현재에 존재하기를 배우는 것‘임을 생각해보는 전시가 되기를 기대한다.
※ 이 전시는 경기문화재단의 지원사업 「2021 경기 시각예술 집중조명 프로젝트」 선정 작가의 신작발표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