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소장품
이상남
풍경의 알고리듬
이상남(1953-)은 홍익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1980년대부터는 뉴욕과 서울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이미지와 의미가 무한하게 증식되는 현대 사회의 인공적인 풍경을 포착하는 작가는 수학적인 환산 과정을 통하여 간결하고 정밀하게 완성해 기하학적인 이미지를 만든다. 선과 원을 조합한 추상적인 기호들이 여러 차례의 사포질을 거쳐 매끄러운 평면 속에 담고, 의도적으로 수작업의 흔적을 완벽히 제거하는 과정을 통해 디지털 방식으로 재단하고 찍어낸 듯한 화면을 제시한다. 물감층을 입히고 사포로 갈아내는 과정을 수십 번 반복하는 고도의 노동 집약적인 과정을 거쳐 현대 사회의 또 다른 익명적 이미지를 생산해내는 것이다.
〈풍경의 알고리듬〉(2010)은 경기도미술관 로비 벽면을 가득 채운 가로 46m, 세로 5.5m의 대형 회화이다. 작가가 ‘설치적 회화’ 혹은 ‘건축적 회화’라고 부르는 이 작품은 2008년부터 진행한 ‘풍경의 알고리듬‘ 연작의 하나로, 현대 사회의 인공적 이미지와 풍경들을 작가만의 회화적 연산법에 대입하여 기계적인 기호와 상징으로 환원한 대작이다. 컴퓨터로 그래픽 이미지를 66개의 스테인리스 패널 위에 정렬하고, 아크릴 물감 대신 차량용 도료로 마감한 뒤 표면을 특수 열처리하였다. 하얀 배경 위에 삶을 상징하는 원과 죽음을 상징하는 직선이 교차하여 무수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이미지가 무한하게 부유하는 현대사회의 풍경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