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소장품
이기일
프로파간다
스스로 문화 조각가이자 예술 서비스맨이라고 이야기하는 이기일(1967–)은 한국 근현대사를 아우르는 사건과 흔적들을 시각화하고 재조명하는 작업을 해왔다. 2001년, 작가는 청소년에게 금지된 재료인 담뱃갑으로 청소년들이 좋아할 만한 로봇을 만들어본다는 역설적이고 독특한 발상에서 작업을 시작했다. 이후 이렇게 제작된 로봇 작업들에 ‘프로파간다’라는 제목을 붙이며, 자본주의 체제의 권력구조와 선전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담은 〈프로파간다〉 연작을 지속적으로 선보였다. 〈프로파간다〉 연작 외에도 이기일은 1960–1970년대 팝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비틀즈와 한국 대중음악에 관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으며, 주한 미공군의 사격장과 폭격장으로 이용된 매향리가 다시 평범한 삶의 터전으로 회복되기를 바라며 매향리에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경기도미술관 소장품 〈프로파간다〉(2006)는 송전탑의 구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제작한 거대 로봇 형태로, 2002년 세종문화회관 데크 플라자 야외 공간에 설치한 철골 구조의 〈프로파간다〉와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나 육중한 철 대신 플라스틱 프레임 로봇으로 시각화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2006년 개인전 《I Trust You》에서 소개하였는데, 전시 제목으로 사용한 ‘Trust’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신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 경제 용어로, 시장 지배를 목적으로 동일한 생산단계에 속한 기업들이 하나의 자본에 결합되는 것, 즉 독점적 기업합병을 의미한다. 자본주의 시장경제 속에서 거대 기업의 권력이 독점된 형태로 구조화되는 모습을 〈프로파간다〉 연작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