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소장품
성능경
넌센스 미술
성능경(1944–)은 1970년대 한국 현대미술의 전개 과정에서 전위적 실험미술로 기성 화단에 변화를 모색했던 대표적인 작가로 평가된다. 앵포르멜 이후 단색조 회화가 국내 화단을 지배하던 1970년대 초, 작가는 서구의 개념미술에 주목했던 S.T(Space & Time) 조형미술학회(이하 S.T 그룹) 내에서 해프닝, 이벤트 등의 행위 미술을 시도하였다. 특히 신문과 사진 등의 기성 매체를 주로 활용해 주제를 전달하는 그의 작업은 탈장르적인 개념미술로 분류된다. 그것은 시대에 따라서는 권력에 대한 저항, 신체 회복의 표현, 일상에 대한 주목이기도 하다. 성능경을 한국 전위 미술 1세대로 각인시킨 작업은 1974년 제3회 《S.T》 전에서 선보인 〈신문: 1974.6.1. 이후〉으로, 전시 기간 동안 해당 날짜의 신문을 직접 소리 내어 읽고 면도날로 신문 기사를 오려내는 반복적 행위를 통해 유신시대의 언론 탄압을 비판한 작업이다. “나는 미술과 생활 간의 경계를 허물고 작가의 아우라(후광)를 벗겨내고자 한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국내 작가로서는 거의 유일하게 30년간 행위 미술을 지속해 온 성능경은 자택 겸 작업실에서 작가의 신체와 일상의 재료로 예술의 탈물질화, 일상성의 회복을 지향하는 퍼포먼스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넌센스 미술〉(1989)은 구두약으로 빈틈없이 검게 칠한 신문지 여섯 장, 포장지, 골판지 종이상자로 구성된 작업이다. 언뜻 보았을 때 마치 한 폭의 추상화처럼 보이는 이 작업은 작가가 붙인 제목 그대로 미술에 대한 조소를 담고 있다. 이는 성능경이 1974년 〈신문: 1974.6.1. 이후〉에서 신문을 작업 소재로 사용한 이래 15년간 다양하게 변주한 신문 작업의 일환으로, 1970년대 신문 작업이 유신시대의 언론 탄압에 대한 저항이라면, 1980년대 후반 〈넌센스 미술〉은 모노크롬 회화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담았다. 신문지 뿐 아니라 재활용 쓰레기에 구두약으로 검게 칠해 작품으로 보이도록 전시한 풍자는 개념미술의 정점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