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소장품
구본창
태초에 #13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구본창(1953–)은 독일로 건너가 사진 디자인을 전공하였다. 구본창은 새로운 시각과 표현 방식으로 사진이 한국 현대예술의 한 장르로서 자리 잡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였고 활발한 국제전 참여와 실험적인 작업으로 한국 현대사진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구본창의 사진 작업은 사진의 예술적 실험과 함께 자아 탐구를 위한 도구로써 의미를 지닌다. 그의 작품은 샌프란시스코 현대 미술관, 휴스턴 미술관, 카히츠칸 교토 현대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리움미술관 등 국내외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태초에〉 연작은 재봉해서 이어 붙인 여러 장의 미감광 인화지 위에 남성과 여성의 인체를 형상화한 작품으로, 겹겹이 쌓인 인화지는 인간의 삶의 무게를 표현한다. 사진에서 신체 이미지 위에 마치 상처처럼 남아 있는 재봉선의 바늘자국은 삶의 상처를 나타낸다. 작가는 조각보를 이어가는 패치워크를 보고 사진을 이어보는 작업을 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실험은 출력물을 온전하게 보여주었던 한국 사진계로서는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한국 사진계에 ‘사진은 보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 혹은 기록이 아니라 표현이다’라는 인식이 생기는 데에 일조하였다. 〈태초에〉 연작은 기존 사진의 특성인 사실적 기록에서 벗어나 태어나면서부터 온갖 고통과 번민을 떠안게 되는 인간의 숙명에 대한 사진의 표현적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