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소장품
곽인식
작품 #63
곽인식(1919–1988)은 1919년 대구 출신으로 일본 도쿄의 일본미술학교에서 수학하였고 일본에 정착한 재일 한국인 화가이다. 그는 전통적인 서양화를 주류로 하는 일본 미술의 흐름에서 벗어나 입체, 오브제 등 공간 전체에 걸친 다양한 실험을 하였다. 1937년 일본의 《독립미술협회전》, 1949년 《이과회전》에 현대적 표현주의 작품을 출품하여 주목을 받았다. 1950년대에는 초현실주의와 앵포르멜 미학의 영향을 받은 조형 작업을 지향했다. 여러 단체전 출품과 여러 차례 개인전을 가지면서 일본 현대미술의 움직임 속에서 부각되었다. 1960년대 중반부터는 유리, 돌, 나무, 철판, 점토 등의 물질을 화면에 부착, 그 자체의 특이한 조형적 구성으로 형상적 발언을 하는 작품을 추구하여 당시 일본의 이른바 ‘모노파’에 큰 영향을 미쳤다.
1970년대 중반 이후에는 전통적인 일본 종이인 ‘화지’에 작은 타원형으로 단순화시킨 일정 형태의 맑고 투명한 색상 이미지를 유동적이고 복합적인 구성으로 전개시키는 동양적 신비감의 평면 회화를 창출해 보였다. 화지를 이용한 채묵 작업에는 〈작품〉 혹은 〈무제〉란 명제가 일관되게 붙어있는데, 이는 점토나 돌 작업에도 마찬가지다. 화지를 사용한 그림들은 쌀 모양의 필획을 중첩해서 찍은 것이다. 물감을 묽게 풀어서 종이의 앞이나 뒤에서 붓으로 찍어 약간 번지는 듯한 효과를 노렸다. 이 ‘미점’은 화면 위에서 서로 겹치면서 점차 퍼져나가게 된다. 곽인식의 이 미점은 매우 연하고 부드러워 색점이 서로 겹쳤을 때 충돌보다는 화합의 느낌을 낳게 된다. 하나의 점은 다른 점을 부드럽게 감싸는 형국을 취한다. 어느 것이든지 조화와 상생을 이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