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소장품
곽덕준
대통령과 곽
곽덕준(1937–2025)은 교토에서 태어난 재일 한국인 미술가로서 회화, 판화, 비디오, 설치, 퍼포먼스 등 폭넓은 장르의 작업으로 한국과 일본의 현대미술 현장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행위-관계〉(1972)라는 작품으로 1972년 제8회 《도쿄국제판화비엔날레》에서 문부대신상을 수상하였고, 1995년에 일본 대표 작가로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전에 참가하였으며, 2003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었다. 이는 작가가 한국과 일본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였음을 뒷받침한다. 작가가 타국에서 모호한 국가적 정체성으로 살아온 경험과 20대 초에 폐결핵으로 죽음의 문턱에 이르렀던 경험은 사회와 존재에 대한 통찰력 있는 성찰이 담긴 작품으로 표현되었다. 작가의 작업 세계를 관통하는 사회비판적 관점과 해학적 표현은 다채로운 작업 방식으로 현대 사회의 시대적 증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과 곽〉(1974-2009) 연작은 1974년부터 2009년까지 미국 대통령이 새로 당선될 때마다 그 초상을 실어 온 세계적인 언론지 『타임』의 표지에 작가 자신의 얼굴을 결합시킨 사진 작품이다. 거울로 비춘 작가의 얼굴 옆에 그대로 드러난 작가의 손은 이 이미지가 어떻게 제작되었는가를 짐작하게 하며, 사회비판적 주제에 대한 작가의 해학적 개입을 연상시킨다. 현대의 세계에서 핵심 권력의 상징적 인물로서 미국 대통령의 얼굴 반쪽에 보편적 개인으로서 등장하는 작가의 얼굴 반쪽이 부분 결합되어, 두 동강 난 초상처럼 절대적 가치와 권력의 허상이 드러난다. 시리즈 전반에 걸쳐, 여러 번 교체되어 왔던 대통령의 자리에 대비되도록 일관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개인으로서 작가의 모습은 지배적이라고 믿는 것에 대한 허구성과 부조리를 더욱 극명하게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