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소장품
강홍구
오쇠리 풍경 6
강홍구(1956–)는 마을 전체가 없어지고 아파트가 들어서거나 변두리 지역의 재개발 과정에서 일어나는 풍경의 변화를 사진으로 표현해 왔다. 작가는 주로 디지털카메라로 여러 장의 사진을 찍고 이를 이어 붙여 새로운 장면처럼 보이게 만들거나, 혹은 사진 위에 아크릴 물감으로 색칠하는 작업 방식을 사용한다. 전자가 사진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을 표현하기 위한 태도였다면, 후자는 회화를 전공한 작가가 눈으로 본 것과 사진 결과물의 간극에서 그림도 아니고 사진도 아닌 어떤 이미지를 생산하고자 하는 시도이다. 〈그린벨트〉(2000–2002), 〈오쇠리 풍경〉(2004), 〈미키네 집〉(2005–2006), 〈수련자〉(2005–2006), 〈사라지다–은평뉴타운〉(2009), 〈그 집〉(2010) 등의 연작을 발표하며 도시 재개발로 변해가는 풍경을 기록해왔다. 작가는 무자비한 재개발에 대한 반성적 태도를 견지하며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에 대한 무심함과 재개발에 대한 질문 없는 맹신적 태도를 사진으로 환기한다.
〈오쇠리 풍경 6〉은 2004년 동명의 개인전에서 발표한 10여 점의 연작 중 하나로 도시의 재편성 과정에서 일어나는 풍경을 담은 합성 사진이다. 오쇠리는 행정구역상으로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고강동에 위치한 작은 마을로, 김포공항이 생긴 이래 1987년 항공기 소음 피해 1종 지역으로 분류되어 강제 철거와 이주로 마을 전체가 사라졌다. 작가는 마을 전체가 이주하는 과정에서 황폐화된 주거지와 잡초가 무성하게 자란 땅이 대비를 이루는 기이한 광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작가가 밝힌 바대로 그가 촬영한 〈오쇠리 풍경〉 연작에는 “이미지들이 가지는 한계와 작가 자신의 무력감”이 반영된다. 작가는 개발을 앞세운 권력과 소수의 배제가 되풀이되는 현장에서 대상과의 거리를 둔 채 기록하고 전달하는 입장에 서 있기 때문이다. 〈오쇠리 풍경 6〉에서 쓰러져가는 지붕 위로 낮게 떠가는 비행기의 등장은 오쇠리의 상황을 짐작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된다. 작가는 재개발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여러 장의 사진을 이어 붙인 자국들을 그대로 노출해 이미지의 허구성과 가벼움을 동시에 드러낸다. 반면에 사진 매체의 전통적인 속성인 기록성은 강홍구의 사진이 합성하여 재구성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의 실상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