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소장품
정재철 1959–2020
3차 실크로드 프로젝트 루트맵 드로잉
정재철(1959–2020)은 서울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조소를 전공하고, 1980년대 후반부터 나무 등 재료 원형의 물성을 활용한 조각을 했다. 1990년대 후반 뒤셀도르프 쿤스트 아카데미 교류 워크숍과 레지던시 참여를 계기로 이전 조각 양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매체를 탐색하며 예술 언어를 확장했다. 장소를 이동하며 공동체와 소통하고 협업하는 〈실크로드 프로젝트〉(2004–2011), 〈블루오션 프로젝트〉(2013–2020) 등 수행적 프로젝트로 작업의 영역을 넓혔다.
〈실크로드 프로젝트〉(2004–2011)는 여행 중 만난 공동체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협업한 장기 프로젝트로, 서울에서 시작해 런던을 종착지로 7년여에 걸쳐 총 3차로 진행되었다. 〈3차 실크로드 프로젝트 루트맵 드로잉〉(2010)은 이스탄불에서 그리스, 발칸반도를 거쳐 런던까지 이어진 3차 프로젝트의 경로를 그린 지도 드로잉이다. ‘광장’이라는 부제 아래 작가는 도시마다 오브제와 가리개를 제작·배치하며 퍼포먼스를 수행했고, 이 작품은 그 수행적 실천 전체를 압축한 도상이다. 작가가 걸어온 경로를 손으로 다시 그리는 행위에서, 몸이 통과한 시간과 경험, 관계의 기억이 지도의 새로운 좌표가 된다. 그 선들은 어디에도 없는 길이면서 동시에 누군가 실제로 걸었던 유일한 경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