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소장품
전소정
보물섬
전소정(1982–)은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서 미디어아트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인터뷰, 역사적 자료, 고전 텍스트 등을 엮어 서사를 구축하고 영상, 사운드, 조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로 표현하는 작가는 개인의 삶과 일상 안에 숨겨진 미학적이고 정치적인 층위를 드러내는 작업을 해왔다. 음악, 무용, 문학, 건축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와 협업하며 예술적 표현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제18회 에르메스재단 미술상 및 제14회 송은미술대상을 수상했으며, 2023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을 비롯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파리 팔레 드 도쿄, 제11회 《광주비엔날레》, 삼성미술관 리움 등 국내외 다수의 전시에 참여했다.
〈보물섬〉(2014)은 제주 해녀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 작품이다. 제주 색달해변에서 물질하는 해녀들의 모습을 배경으로, 소리꾼 김율희가 할머니와 어머니의 삶을 읊조리듯 노래한다. 바다에서 돌아오지 못한 이들의 이야기는 제주 사람들이 믿어온 이어도 — 살아서는 닿을 수 없지만 먹을 것 걱정 없이 영원히 살 수 있다는 상상의 섬 — 를 떠올리게 한다. 자연에 맞서면서도 자연의 리듬에 몸을 맡기며 살아온 해녀들의 삶은 채집과 수렵이라는 인간의 오래된 생존 방식을 잇는다. 욕심을 부리는 순간 목숨을 잃을 수 있는 바다 속에서, 그녀들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매일 넘나든다. 작가는 이 강인한 생명력 안에서 예술가의 태도와 겹치는 무언가를 포착한다. 자연과 인간 사이를 오가는 해녀의 삶은 예술가의 삶을 떠올리게 하지만, 그것에 머물지 않는다. 각자의 방식으로 한계와 마주하며 살아가는 모든 삶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