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소장품
빈우혁
심연
빈우혁(1981–)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예술사와 전문사를 졸업한 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원 서양화과를 수료했다. 작가는 특정 장소가 아닌 형이상학적 공간으로서의 풍경을 그린다. 자신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숲을 찾아 산책하고 끊임없이 사색하며, 기억과 경험에서 비롯된 내면의 동요를 비우듯, 작가는 풍경을 캔버스에 담아 왔다. 풍경 이면에 비판이나 서사를 담지 않고 오직 풍경에 집중하는 태도, 결핍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작가의 태도가 작품에 고스란히 배어 있다. 현재 베를린에 거주하며 2021년부터 베를린조형예술가협회 멤버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과 독일 등 국내외를 오가며 다양한 전시에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심연〉(2019)은 화면에서 구체적인 형상을 지우고 순수하게 풍경 그 자체에 몰입한 작품이다. 넓은 캔버스 앞에 오래 머물면 깊은 곳으로 끌려드는 듯한 힘과 고요함이 동시에 밀려온다. 촘촘하게 쌓인 붓질의 시간이 전하는 것은 작가가 그리는 행위 속에서 찾은 내적 평온이다. 기억 속에 흩어진 풍광의 조각들—숲, 연못, 빛의 떨림, 수면 위를 스치는 바람—을 자유롭게 재구성하여 하나의 화면에 응축한 이 풍경은, 실재하는 어딘가가 아니라 감각의 기억이 빚어낸 의식 속 산책로에 가깝다. 작가는 이 풍경—심연—으로 관람객을 초대해 자신과 타인에게 위로를 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