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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헌
국가의 위험한 항해
김정헌(1946–)은 민중미술의 대표적인 작가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80년대 현실과 발언 소모임의 동인으로 활동하며 민주화, 민중, 사회 변혁과 같은 당시 사회의 주요 화두들에 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명한다. 김정헌은 현실과 발언 해체 이후에도 사회에 대한 문제 의식을 개인의 구체적인 영역까지 집요하게 밀어 붙이며 작업 세계를 확장해 나간다.
김정헌은 국가를 자명한 공동체나 보편적 선의 실현체로 보지 않고, 국가가 개인에게 복종과 희생을 요구할 수 있는 정당성 자체를 근본에서부터 의심하는 시각을 갖고 있었다. 국가를 역사적으로 구성된 권력 장치이자, 공공선의 이름으로 반복 정당화되어 온 하나의 이데올로기적 논리로 본다. 〈국가의 위험한 항해〉에서 ‘국가’는 유기적이고 기괴한 형상의 덩어리로 묘사된다. 상단의 안전모, 작업화, 주전자, 병 등은 노동과 일상의 감각을 호출하며, 국가를 구성하는 국민들의 현실 조건(노동, 안전, 생계 등)을 간접적으로 드러낸다. ‘위험한 항해’라는 설정은 이 사물들이 놓인 수평 구조와 하부의 수면적 질감, 그리고 중심 덩어리의 불안정한 존재 방식의 결합을 통해 국가가 이동·유지되는 모순적인 상태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