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소장품
전덕제
바른 자세
전덕제(1966-)는 섬세한 묘사력과 표현력이 돋보이는 작품에 자신의 서사를 더하여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작가는 구상 작업의 전형적인 틀을 넘어서 연성화한 조각 이미지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표현하며 형상 조각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왔다. 홍익대학교에서 조소와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미술 교육을 공부한 전덕제는 20대 중반부터 여러 공모전 수상을 통해서 실력을 인정받아왔다. MBC 한국구상조각대전(1990) 특선, 대한민국미술대전(1994) 특선에 이어 서울 도산공원에 설치된 도산 안창호 흉상 제작(1998)에 이르기까지 인정받은 모형화 실력으로 구상 조각을 만들어왔다. 1998년 이후에는 《실직자》(1998), 《무대 위의 일상》(2001), 《강릉의 매력》(2002), 《말랑말랑한 조각》(2005) 등의 개인전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구체화하여 전덕제만의 서사를 담은 새로운 형상조각의 비전을 보여주었다.
〈바른 자세〉(2010)는 화강석 벤치에 머리를 양 갈래로 묶은 한 소녀가 허리를 똑바로 세우고 바른 자세로 앉아있는 모습의 작품이다. 벤치는 관람객이 자유롭게 앉거나 만질 수 있도록 구성되어있다. 이는 관람객과의 연결을 유도하는 작가의 적극적인 태도로 볼 수 있다. 이 소녀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관람객과의 거리를 보조하는 일종의 장치가 되어 관람객들은 바른 자세를 따라 하며 작품을 즐길 수 있게 된다. 또한 작가는 이 작품에서 구현된 천진난만하고 순수한 아이의 모습을 통해 인간이 지닌 다양한 감정을 직설적인 화법으로 전달하고 있다. 친근한 느낌의 소녀의 모습을 통해 관람객들과 원초적이지만 단순하게나마 소통을 해보려는 작가의 의도가 돋보이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