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소장품
박안식
아낌없이 주는 나무
박안식은(1983-)은 환경과 끊임없이 충돌하고 동화하며 세계관을 형성하는 인간의 내면을 ‘원(圓)’으로 조형화하여 키네틱 아트, 야외 조각 등의 작품 활동을 해왔다. 작품의 견고성과 영구성을 위해 주로 금속을 사용하는 작가는 사물의 구조를 작가만의 계산 방식 혹은 상상의 과정을 거쳐 컴퓨터로 도면화하고 용접을 비롯한 다양한 기법을 사용해 작품을 완성한다. 다양하게 구현된 ‘원’의 형태는 아슬아슬한 경계를 살아가고 있는 불완전한 존재인 인간이 완전한 것을 동경하는 마음을 담은 것이다. 또 끊임없이 회전하는 원형 구조물의 모습은 자신의 꼬리를 먹으며 자라는 우주적 뱀이자 신성한 원, 즉 ‘순환(循環)’을 상징하는 고대 신화 ‘우로보로스(Uroboros)’의 원형(圓形)을 닮았다. 회전하며 만들어지는 이 움직임은 경계에서 이탈하거나 확장해가는 나선의 이미지를 연상케 하며 내부에 응집된 에너지가 밖으로 확장해가는 것을 상징한다. 반면, 회화 작품에 보이는 원형들은 내적으로 집중하여 에너지를 머금고 응집된 것을 표현한 것이다. 남서울대학교에서 환경조형학과 성신여자대학교 대학원에서 조소를 공부한 박안식은 2011년부터 다양한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해왔으며 경기도미술관, 철 박물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있다.
기하학적인 형태의 나무 모습을 하고 있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2013)는 위쪽 원형구조물이 바람에 의해 회전운동을 하면서 다양한 모습으로 보이게 만든 작품이다. 이 작품은 서 있는 기둥(나무줄기)과 그것을 지탱하는 원판(뿌리), 그리고 8등분으로 분할하여 표현한 패턴(나뭇잎)으로 이루어져 있다. 윗부분은 약한 바람에 의해 돌다가 멈추기도 하고, 강한 바람에 의해 빠른 속도로 돌아가기도 한다. 바람의 속도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하는 잎사귀 패턴을 가진 이 조각 작품은 경기도미술관의 구릉지 경계면에 네 개가 나란히 서 있다. 친환경 에너지인 바람을 이용해 움직임을 만드는 키네틱 아트 작품으로 관람객들은 매 순간 자연의 변화를 느끼며 생동하는 사물의 한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