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상설교육 전시 《PICK ME : 재료사용법》 보도자료 2020. 07. 22
2019 상설교육 전시 《PICK ME : 재료사용법》 보도자료
경기도미술관 소장품을 기반으로 상설교육전 개최
‘매체’(Midium & Media)를 주제로, 현대미술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재료들을 감상할 수 있는 22작가(팀), 26작품(시리즈 포함)으로 전시 구성
이중섭미술관 소장품인 이중섭의 은지화 ‘가족’,‘아이들’을 직접 만날 수 있어
체험형 파빌리온과 인터렉티브 미디어아트 작품에 참여하여 현대미술의 매체에 대한 흥미로운 경험 제공
새롭게 단장한 체험교육실에서 전시와 연계한 체험교육프로그램 운영
2019년 10월 8일부터 2020년 2월 2일까지 경기도미술관에서 전시
□ 경기도미술관(관장:안미희)은 오는 10월 08일(화)부터 2019 경기도미술관 상설교육전《PICK ME : 재료사용법》을 개최한다. 이 전시는 경기도미술관이 매해 소장품을 기반으로 기획하는 상설교육전시로 ‘재료(medium & media)’를 주제로 기획하였다.
□ 2019 경기도미술관 상설교육전시《PICK ME : 재료사용법》에는 전통의 재료부터 현대의 재료까지 다양한 미술재료들을 살펴 볼 수 있는 22작가(팀)의 26작품(시리즈 포함)을 감상할 수 있다. 그리기의 기본재료인 연필, 유화물감, 수묵에서부터 일상의 물건들, 먼지, 비누, 소리까지 다양한 재료들을 발견하고 선택하여 사용하는 현대미술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 펼쳤다.
□ 공간을 재료로 다루는 건축가들이 제안하는 전시공간은 전시의 주제인 재료를 공간에서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다양한 재료를 이용한 투영하는 벽체를 통해 작품 감상과 체험을 위한 새로운 공간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 전시의 동선을 따라 작품을 감상하면 미술재료의 흐름과 다양한 변화를 읽어볼 수 있다. 작가가 발견하고 선택한 매체를 사용한 이중섭작가의 은지화 2점을 전시의 첫 번째 작품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감상할 수 있는 이중섭의 은지화는 서귀포에 있는 이중섭미술관의 소장 작품으로 경기도의 관람객들과 만나기 위해 특별한 외출을 하였다. 귀중한 작품을 직접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 상설교육전시는 작품, 작가와 연계하여 전시 기간 중 다양한 참여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어린이 도슨팅 프로그램, 그림책 읽기 프로그램, 공간 체험 프로그램, 사운드스케이프 프로그램, 공방 프로그램 등을 운영할 예정이다.
1. 전시개요
ㅇ전 시 명 : 2019 상설교육전시 《PICK ME : 재료사용법》
ㅇ전시기간 : 2019년 10월 08일(화) ~ 2020년 02월 02일(일)
ㅇ전시장소 : 경기도미술관 2층 기획전시실 (안산시 단원구 동산로 268 화랑유원지내)
ㅇ관람시간 : 오전 10시 오후 6시 종료시간 1시간 전 입장마감
매주 월요일, 설날·추석 당일 휴관
ㅇ관 람 료 : 무료
ㅇ관람문의 : 031-481-7000 / gmoma.ggcf.kr
ㅇ전시작품 : 회화, 사진, 영상, 설치 등 27여점
ㅇ참여작가 : 이중섭, 민정기, 박능생, 이태수, 피터핼리, 홍영인, 이영섭, 정현, 정서영, 정광호, 윤정희, 함경아, 강호연, 배종헌, 이재이, 윤정원, 김준, 강보라, 신미경, 콘크리에이트랩, 심플렉스건축사무소, 제로랩
ㅇ큐레이터: 최혜경 (경기도미술관 학예연구사)
ㅇ주최 : 경기문화재단
ㅇ주관 : 경기도미술관
ㅇ협찬 : 삼화페인트공업(주), 산돌구름
2. 주요 작품 이미지
이중섭, 아이들
은지에 새김, 9×15.2cm, 1950년대
이중섭미술관 소장
민정기, 수암동 풍경
캔버스에 유채, 152x326cm, 2011
경기도미술관소장
박능생, 구름산에 가다
화선지에 수묵, 102×181cm, 2005
경기도미술관소장
이태수, 우리끼리
종이에 연필, 25x25cm, 1997
작가소장
홍영인, 소리 배우 그리고 아무것도 실존하지 않는 무대
scenic fabric, acrylic, spray paints, threads, 280×280, 2007~2008
경기도미술관소장
피터핼리, 폭발중인 감옥
실크스크린, 각 94×122cm, 1994
경기도미술관 소장
이영섭, 방문객
혼합재료, 124x40x21cm, 2005
경기도미술관소장
정현, 무제
침목, 160x92x110cm, 1995
경기도미술관소장
정서영, 거위
시멘트, 102x34x38cm, 2007
경기도미술관소장
정광호, 나뭇잎
구리선, 용접, 255x255x20cm, 2004
경기도미술관소장
윤정희, 씨앗으로부터 : 스몰핑크
구리선, 가변크기, 2004
경기도미술관소장
배종헌, 도시농부_옥상텃밭
나무에 시멘트와 바인더, 슬라이드프로젝터, 유리, 스크린, 반사경, 90×45×40cm, 2007
경기도미술관소장
*2019 슬라이드프로젝터를 빔프로젝트로 교체함
이재이, 시소
5채널 비디오와 사운드 설치, 1분33초, 2002
경기도미술관소장
함경아, 어느 저녁 식사
청화백자 위에 드로잉, 나무테이블, 106×167×110cm, 2008
경기도미술관소장
윤정원, 복
혼합재료, 각 지름 35cm, 2010
강호연, 융프라우
C-프린트, 96x200cm, 2012
김준, 굳어진 조각들
복합매체(암석 표면의 탁본된 이미지, 수집된 돌, 4채널사운드, 아카이브 가구, 스피커, 앰프),
가변크기, 2017~2019, 에디션 2/2 ⓒ신세계갤러리 대구
강보라, 먼지(학교)
먼지, 양면테이프, 패널 위에 종이, 각 10x10cm, 2016
경기도미술관소장
신미경, 페인팅 시리즈 (총 22점)
비누, 프레임, 2014
심플렉스 건축사무소, 현(鉉)
합사, 460x460x500cm, 2019
경기도미술관 제작의뢰
콘크리에이트랩, 도플갱어
프로젝터, 키넥트센서, 맞춤소프트웨어, 가변크기, 2019
경기도미술관 제작의뢰
제로랩, -을 위한 가벽, -을 위한 좌대1
HR파이프, 냉연강판 등, 400x340cm, 2019
냉연강판, 120x120x70cm, 2019
경기도미술관 제작의뢰
3. 주요 작품 설명
이중섭 Lee Jung Seop
1950년대 초반에 제작 된 은지화는 이중섭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한국 전쟁 중이던 당시 이중섭은 가족들과 함께 부산과 제주에서 피난생활을 하였다. 어려운 피난생활 중 회화의 재료 인 종이를 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서양담배 값 속에 은지를 펼쳐 우연히 그려 본 그림이 작가의 대표적인 재료이자, 기법의 탄생을 불러왔다. 종이를 구하지 못하는 절박함이 은지를 만나게 한 것이다. 은지는 처음부터 구겨지고 뜯겨진 상태로 작가와 만났을 것이다. 그래서 이중섭은 구겨진 자국을 그대로 선으로 이용해 작품 으로 흡수하여 자연스럽고 독특한 화면을 구성하였다. 은지에 가장 많이 그러진 소재는 가족과 아이들이다. 가난했지만 행복했던 시절 작가가 선택한 재료인 은지에 그려진 즐거운 가족과 아이들의 모습을 감상해 보자.
민정기 Min Joung ki
작업의 공간을 양평으로 옮기면서 작가는 풍경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민정기는 일일이 걸어 다니며 채집하고 답사한 산세와 물세 같은 지형에 사람들이 만들어 낸 풍경을 더해 고지도나 산수화처럼 표현하는 풍경화를 그린다.
초기부터 지금까지 그림의 주제는 다양한 변화가 있었지만, 재료는 꾸준히 기름을 기본으로 하는 유화물감을 사용하여 캔버스에 그림을 그린다. 하지만 작가가 풍경화에서 사용하는 유화물감은 동양화 같은 풍경과 지도 같은 산수를 표현하기에 적합하게 사용되고 있다.
“미술이 대중에게 다가가기 힘든 심미적 대상이기보다 일상의 언어처럼 대중이 공감하는 정서나 진실을 소통하기 위한 도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작가의 말처럼 민정기는 대중과의 공감과 소통을 위해 일관되게 회화의 기본재료인 유화물감을 자신의 재료로 선택하여 사용하고 있다.
내가 채집하고 답사한 산수와 풍경들을 담아낸다면 어떤 재료를 사용할지 생각해 보자.
박능생 Park Neung Saeng
작가는 동양의 전통적인 재료와 기법으로 도시와 산수를 연구하여 표현하는 작업을 보여준다. 전시장에서 우리가 감상하는 ‘구름산에 가다’도 도시의 풍경과 산수가 어우러져 있다. 이 작품은 화선지에 수묵으로 그려졌다. 수묵은 먹(墨)의 농담(濃淡)과 번짐을 통해 표현하는 것이다. 작품에서 보여 지듯이 먹은 하나의 색인 것 같지만 여러 가지 색을 보여주면서 다양한 풍경을 표현하는 능력을 가진 재료이다. 작가가 그린 ‘구름산에 가다’에서도 먹으로 구름과 산, 도시의 풍경이 각각 다른 느낌의 소재들이지만 먹(墨)이라는 하나의 재료로 잘 표현되고 있다. 마치 구름이 흘러가고 있는 거처럼…… 박능생은 확장된 동양적인 재료표현을 통해 현대인이 느끼는 여러 가지 정서를 모색하고 가능성에 대해 제고하는 것을 목표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펼쳐가고 있다.
그림에서 다양한 먹의 색을 발견해 보자.
이태수 Lee Tae Soo
생태화가로 불리는 이태수는 그리기의 가장 기본적인 재료인 연필을 사용하여 세밀화를 그린다. 작가는 꼼꼼한 관찰을 바탕으로 자연이 품은 느낌을 살려내는 작업을 20년 넘게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나 기계를 써서 그려낸 그림과는 다르게 오롯이 손과 마음으로 담아낸 자연을 표현한 작품들은 연필의 세밀함을 더해 금방이라도 말을 걸어 올 것 같다. 작가가 선택한 작품의 주요 재료는 연필이다. 스스로 생긴 자연생명에 대한 궁금증을 천천히 풀어내며 그림으로 표현하기에 가장 적합한 재료로 작가는 연필을 선택한 것이다. 연필선이 주는 세밀함과 사각거림이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겨울 숲의 풍경과 그 안에 동물들과 잘 어우러진다.
내가 연필로 그려보고 싶은 것은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보자.
피터핼리 Peter Halley
미국의 추상화가 피터 핼리는 ‘네오-지오’이론을 정립한 작가이다. ‘네오-지오’는 신 기하학적 개념주의‘의 줄인 말로, 1980년대 작가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친 ’차용‘이라는 용어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현실은 이미 어떤 것을 복사한 것이고, 현대의 소비사회는 재생산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현실의 독창성을 부인하는 것이다.
작가는 이러한 개념을 표현하는 재료와 기법으로 현란한 색깔의 잉크(원색의 형광안료인 데이글로, 롤라텍스 등)와 판화(실크스크린)를 사용하였다. 피터핼리는 자신의 이론과 표현의 내용을 작품에 잘 담아내는 도구로 재료와 기법을 선택한 것이다. 이처럼 작가들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재료를 선택 한다.
나의 생각을 표현하는 수단으로서의 재료에는 어떤 것이 있을지 찾아보자.
홍영인 Hong Young In
작가는 조소를 전공하였다. 캔버스에 그려진 그림처럼 보이는 작품도 그것을 들여다보면 실로 그려진 자수이다. 홍영인은 실을 재료로 바느질이라는 조각적 제작방식을 선택하여 작품을 제작한다. 작가는 실을 재료로 사용하여 자수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을 아시아의 수공산업과 예술제작방식을 같은 선에 둠으로써 자신만의 독특한 언어를 개발하는 일이라고 이야기한다. 특히 실을 정리하지 않고 남겨두는 것은 과정중심적인 특징을 더 강조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2000년 경 부터 혼자 재봉틀로 집에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작가는 많은 노력과 배움을 통해 자유자재로 원하는 자수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작가가 속한 사회와 성장배경을 바탕으로 작품의 재료와 기법이 선택되고 사용된 것이다.
실로 그려진 작품이 주는 독특한 질감을 느껴보자.
이영섭 Lee Yeoung Sup
작가의 작업실은 여주 고달사 유적발굴지와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다. 이영섭은 발굴 현장에서 오랜 세월 땅 속에 묻혀있던 유물들이 출토되는 현장을 보면서 ‘시간’을 작품의 재료로 발견하였다. 또한 땅 속에 묻혀있던 파편들을 발굴하고 그것들을 조합하여 유물의 원형을 찾아내는 고고학적 방법에서 ‘발굴조각’이라는 작가의 독특한 조각기법이 생겨나게 된다.
땅 위에 밑그림을 그리고 그 곳을 파 들어가 형태를 만든 다음 그 속에 돌조각, 모래, 시멘트 석고 등으로 형태를 떠내는 방법으로 작품을 제작 한다. 형태를 떠 낸 작품은 음각(陰刻)을 통해 생명을 가지게 된다. 조각가는 물질인 재료에 생명을 부여하는 사람이다.
내가 조각가라면 어떤 물질 재료에 생명을 부여해 보고 싶은지 생각해 보자.
정현 Jung Hyun
정현의 조각에서 중요한 요소는 물질감, 즉 재료가 가지는 물질성이다. 작가는 기차의 무게를 받치면서 비바람을 맞아 세월을 기록한 침목을 자르고 찍어내어 인체 형상을 만든다. 그 본연의 의미를 다 하고 버려진 침목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버려지고 낡아 누구도 쳐다보지 않는 재료에서 우리 삶의 본질을 발견하려고 하는 것이다. 재료가 가진 세월을 담은 질감을 통해 작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표현한 것이다.
작가는 자신만의 조형언어(기법)를 찾기 위해 먼저 그것에 맞는 도구(재료)를 찾는데, 정 현은 그 과정에서 철도 침목을 발견한 것이다. 조각을 통해 전하고 싶은 삶의 고민과 주장을 담기에 시간 속에 마모되고, 그 역할을 다하고 버려진 침목이 적절한 재료로 선택 된 것이다.
우리주변에 그 의미를 다하고 버려진 것들을 둘러보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 보자.
정서영 Chung Seoyoung
정서영은 의미를 빼는 작업을 하는 작가이다. 사물이 가지는 의미를 빼 냄으로써 있음(존재)을 이야기한다. 시멘트로 만들어진 거위는 실물보다 조금 큰 크기를 하고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윤곽의 형태가 거위이지 날개도 없고, 발도 시멘트 덩어리 안으로 사라져 없다. 거위가 가지는 특징은 없는데 거위이다. 그리고 그렇게 보인다.
작가는 조각적 오브제를 만드는데 공업 혹은 산업적 재료들을 사용한다. 이는 사물에 대한 다른, 또는 비 일반적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선택된 재료이다. 시멘트로 만들어 진 거위는 우리에게 거위로 보여 지지만, 일반적으로 경험한 거위와는 다른 거위를 보는 경험을 제공한다. 그래서 거위가 존재하는 이유가 아닌 거위의 존재를 생각하게 한다.
의미를 없애고, 있음(존재)_을 표현하기에 적절한 재료는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 보자.
정광호 Jeong Kwang Ho
정광호는 구리선으로 나뭇잎, 꽃잎, 항아리, 문자 등을 만든다. 그의 작품은 모두 피부로만 이루어져 있다. 작가는 입체와 평면의 경계에 관심을 가지고 그것을 작품화 하고 있다. 작품의 재료인 구리선은 대상의 표면이면서 동시에 골격이다. 작가가 구리선으로 만드는 나뭇잎은 벽에서 피어나는 것처럼 보인다. 나뭇잎이 가지는 선들이 면과 선의 사이공간에 존재함으로써 새로운 차원의 공간을 상상하게 한다. 이처럼 조각도 그렇다고 회화도 아닌 것만 같은 하나의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이런 작품을 작가는 비-조각적 조각이라고 한다.
선을 이용한 새로운 차원의 공간의 제안을 위해 작가는 비-조각적 조각의 재료로 구리선을 선택하여 사용하였다.
선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재료에는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보자.
윤정희 Yoon Jung hee
윤정희의 작품에서는 차가운 금속선으로 짜여 진 구조물들을 감상할 수 있다. 층층히 겹쳐진 구조가 형태와 부피를 만든다. 작가는 학창시절 청계천 공구상가를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발견한 얇은 동선(銅線)을 발견하게 되었다. 동선(銅線)은 전기를 통하게 하는 부품으로 빳빳해서 형태가 잡히면서도 부드럽게 엮일 수 있는 재료이다. 작가는 이 재료를 2009년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얇은 동선(銅線)을 손을 이용해 안쪽부터 동그랗게 말아 나오는 방식으로 직접 엮어서 작품을 제작한다. 연속되는 하나의 선으로 짜여 지는 작품은 선이 얽히는 방식을 파악할 수 있는 통일 된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그 시작과 끝을 찾기는 쉽지 않다. 작가는 우연히 발견한 재료를 새로운 자신만의 기법으로 작가의 주재료로 사용함으로써 새로운 작품제작의 방식과 작품의 형태, 의미를 창작하였다.
손으로 엮어서 형과 태를 만들 수 있는 재료에는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보자.
함경아 Ham Kyung Ah
<어느 저녁식사>에서 사용한 재료는 청화백자이다. 청화백자는 순도 높은 백자에 청색의 코발트 안료로 무늬를 그리고, 그 위에 투명유약을 입혀 구워낸 도자기이다. 작가는 깨지기 쉬운 도자기로 전쟁에서 사용하는 총과 무기들을 만들었다. 식탁 위 그릇에 올려져있는 총들은 실제로 이라크 전쟁에서 사용되었던 AK, M16 등 이다.
폭력과 전쟁, 테러 등과 같이 절대적인 힘으로 여겨지는 대상을 깨지기 쉬운 대상으로 변형하고 싶은 작가의 생각이 표현의 재료로 도자기를 선택하게 된 것이다. 유리나 사기 같이 깨지기 쉬운 다른 재료를 선택할 수 도 있었지만, 도자기를 선택한 것은 그것이 전통적인 소재여서인데, 이것은 전쟁이 지구의 역사와 함께한 오랜 세월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기에 적합한 재료였기 때문이다.
나의 생각을 표현하기에 적합한 재료는 무엇이 있을지 상상해 보자.
배종헌 Bae Jong Heon
작가는 3층 건물의 3층에 거주하게 되면서 옥상텃밭을 소유하게 되었다. 한 해 동안 채소농사를 지으며 채소 뿐 아니라 영상과 사진, 드로잉과 설치물을 수확하였다. 그 수확의 결과가 전시되고 있는 작품<도시농부-옥상텃밭>이다. 구체적인 현실생활을 기반으로 한 작업의 재료는 생활 속 재료들이다. 도시에서 많이 보고 접할 수 있는 콘크리트가 작업의 주요 재료이다. 어정쩡한 콘크리트 구조물 위에 만들어진 텃밭에서도 무엇인가가 자라나는 것이 신기했던 작가는 전시장에 콘크리트 구조물과 닮은 작품을 설치하였다.
배종헌은 콘크리트 구조물들로 가득한 도시의 주택가 구석구석에서 사람들이 채소며 과일 등을 재배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우리들의 소박하고 선한 키움의 욕망을 읽는 것 같다고 하였다. 일상적 소재와 재료의 선택과 그것들의 보여주기를 통해 도시민들의 초상을 그려가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의 모습들을 표현하기에 적합한 재료를 생각해보자.
이재이 Rhee Jaye
작가는 진짜와 가짜 사이에서 작업한다. 거짓이 거짓이게 하는 것을 즐기면서 동시에 순간적으로 가짜가 진짜처럼, 환영을 일으키기를 원한다. 이재이가 선택하는 재료는 평범하다. 그런데 평범한 재료로 생산해 낸 이미지는 숭고한 느낌을 준다. 전시장에서 보여 지는 <시소, Seasaw>의 화면에는 바다가 천천히 차오른다. 이 화면은 작가가 얼룩덜룩한 파란 실을 감고 풀면서 앞뒤로 뛰어다니며 만든 화면이다.
‘파란색의 실’이라는 평범한 재료로 ‘바다’의 숭고한 이미지를 만들어 보여주고 있다. 이는 움직이는 화면인 비디오의 사용으로도 더욱 극대화 되고 있다. 정지된 화면이 아닌 움직이는 화면은 작가가 원하는 환영을 감상자들에게 더욱 직접적으로 선사할 수 있는 매체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어떤 환영을 만들어 보고 싶은지, 환영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재료는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윤정원 Yoon Jeong Won
작가는 스스로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이 행복이고 그것이 복이라고 한다. 윤정원에게는 손에 잡히는 재료로 그때그때 원하는 모양을 만들어내는 일이 행복인 것이다. 그래서 작가의 손을 통해 다양한 재료들의 옷을 입은 인형들이 ‘복’ 인 것이다.
시장구경을 즐겨하는 작가는 그 곳에서 작품의 재료들을 발견하고 선택한다. 다채로운 일상의 용품들이 새롭게 조합되어 작품 속 인형의 옷이 되기도 하고, 액세서리가 되기도 한다. 단추, 구슬, 미니어처 등 다양한 장식품이나 부품들이 새로운 조합을 통해 다채로운 모습으로 작품에 등장한다.
작품 속 재료들의 조합을 살펴보면서, 일상 속 물건들의 새로운 조합을 통해 만들 수 있는 작품을 상상해 보자.
강호연 KANG Hoyeon
작가는 이미지가 넘쳐나고 정교해지는 현대사회에서 실재하는 대상에 상응하는 사실적인 시각정보의 진위와 우위에 관심을 가진다. 우리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이미지와 실존하는 이미지, 본 이미지의 차이를 경험하면서 대상을 사실적으로 재현하기보다 어떻게 느껴질 수 있는 지를 표현하는 작업들을 하고 있다.
신문지를 이용해 융프라우의 풍경을 담아내거나, 거울, 담뱃갑, 수건, 손전등 등을 이용하여 핀란드 라플란드의 백야와 오로라가 있는 풍경사진을 만들어 낸다. 자신이 동경해 오던 풍경들을 사무실 책상 위, 또는 우리의 일상 속 물건에서 발견하는 것이다. 서로 다른 물건들이 본래의 맥락과는 상관없이 중첩되어 만들어 내는 풍경이다.
작가처럼 우리가 소망하는 풍경을 일상 속 물건들의 새로운 중첩으로 제시해 보자.
김준 Kim Joon
작가는 눈에 보이지 않을 때 가장 진실 되고, 집중해서 들을 수 있는 것이 소리라고 한다. 그래서 작가는 관찰한 문제를 표현하기 위해 측정을 하고, 표현의 재료로 소리를 사용한다. 기기를 들고 헤드폰을 쓰고 도시의 자연과 유물, 지형을 탐색하고, 하수도에 마이크를 꽂아 소리를 녹음하고, 측정한 전자파를 소리로 변환하는 작업을 한다. 정확한 측정을 통해 진실을 보여주고 싶은 작가의 노력이자 수고이다.
소리 매체의 한계이자 특성은 스피커나 앰프를 통해서 구현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김 준은 스피커에 다른 설치 작업을 입혀 시각적인 효과를 더한다. 소리를 기반으로 눈으로도 그것을 볼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우리가 소리를 통해 마주할 수 있는 모습은 무엇이 있을지, 소리를 보이게 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어떤 것들이 있을지 생각해 보자.
강보라 KANG Bora
오래 살던 곳에서 이사를 항 때 가구를 들어내면 가구가 있던 자리의 흔적을 볼 수 있다. 작가는 이 흔적에 주목하여 작업한다. 그 중에서 특히 먼지에 주목한다. 먼지는 공간과 시간을 포함하여 지속적으로 함께하여 흔적의 자국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맥락에서 작가는 작업의 재료로 작업실의 먼지를 선택하였다.
먼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공간의 쓰임,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발생한다. 오랜 시간에 걸쳐 완성되는 먼지드로잉은 특정한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먼지고유의 특성을 드러내는 형태, 색 등으로 표현된다.
우리가 생활에서 매일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수많은 이미지와 감정의 흔적을 표현하기 위한 재료에는 어떤 것이 있을지 생각해 보자.
신미경 Shin Mee Kyoung
조각을 전공한 작가는 조각이 지닌 권위와 견고함을 탈피하고자 부드럽고 유약한 비누를 재료로 선택하여 여러 가지 문화적 생산물을 재현해 왔다. ‘번역’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작업을 이어가는 신미경은 우리의 고정관념 속에 자리한 고전적 유물이 가진 견고함을 일상적 재료인 비누로 옮겨냄으로써 부드럽게 만든다. 더불어 유물이 가지는 영속성에 대해서도 비누의 녹아 없어지는 속성을 통해 의문을 가지게 만든다.
2014년 이후부터 진행되고 있는 회화시리즈는 명작을 화려함으로 덧입히는 프레임만 남겨두고, 그림이 있어야 하는 자리에는 소멸성을 처음부터 가지고 있는 비누를 채워놓음으로 미적가치의 견고함에 대해 의문을 표현한다. 작가가 지속적으로 표현하고자하는 주제를 표현하기 위해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속성과 의미를 지닌 재료를 선택하고 지속적으로 탐구함으로써 작품의 주제와 기법이 다양해지는 것이다.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탐구할 주제를 정하고, 그것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재료를 선택한다면 무엇이 적합할지 탐색해보자.
콘크리에이트랩 Concreate lab
이미지와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그룹 콘크리에이트랩은 반응하는 영상을 창작한다. 인간의 손기술(그리기와 만들기)로 표현하기 어려운 창의적인 욕구를 기술을 통해 구현해 내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도플갱어’라는 작품으로 참여자들에게 새로운 인터랙티브 경험을 제공한다.
우리 마음속에 잠들어 있는 창의적 도플갱어를 불러내 마음껏 창의욕구를 표출할 수 있도록 몸과 미디어를 매개체로 새로운 시각적 예술적 경험을 제공한다. 작가는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한 아날로그 기술로 표현하기 어려웠던 시각 표현들을 디지털 기술이라는 재료 선택하여 사용함으로써 적극적으로 시각화 시켰다.
기술이라는 재료를 통해 표현해 보고 싶은 나의 창의욕구는 어떤 것들이 있는 지 생각해 보자.
심플렉스 건축사무소 Simplex Architecture
건축은 공간을 재료로 다양한 변주를 만들어내는 종합예술이다. 건축가들은 공간의 다양성을 극대화하여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공감각을 느끼게 한다. 심플렉스 건축사사무소는 이번 전시에 적합하고 주제인 재료를 공간에서 다양하게 경험해 볼 수 있도록 제안하였다. 기존전시와는 차별적으로 공간을 구분하고 동선을 유도하는 파티션에 여러 가지 재료(철망, 커텐천)를 이용하여 투과성을 줌으로써 새로운 시선으로 작품과 공간을 탐색해 볼 수 있도록 제안하고 있다.
더불어 건축가들이 제안하는 파빌리온은 공간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제안한다. 나일론실을 프레임에 연결하여 다양한 형태의 공간을 구현하였다. 선이 이루는 새로운 면을 탐험하는 경험은 공간을 재료로 다루는 건축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제로랩 Zero-lab
제로랩은 산업디자인 스튜디오로 재료의 물성을 탐색하고 실험하여 디자인을 제안하고 제작한다. 이번 전시에서 제로랩은 작품을 위한 선반, 좌대, 의자 등을 디자인하고 제작하였다. 이는 작품을 설치하고 감상하는 재료로서의 접근이다. 전시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요소들과 재료들이 결합된다. 설치와 감상을 위한 재료들을 새롭게 접근하고 제안해 보는 작업을 통해 작품을 설치하고 감상하는 재료에 대한 시선을 가져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