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소장품
윤정미
블루 프로젝트– 콜과 콜의 파란색 물건들
윤정미(1969-)는 1998년 ‘동물원‘시리즈를 시작으로, ‘자연사박물관‘(2001), ‘공간-사람-공간‘(2000-2004), ‘핑크 & 블루 프로젝트‘(2005-), ‘근대소설‘(2013), ‘반려동물‘(2015-) 등의 사진 연작을 이어왔다. 작가는 초기 작업에서 공간의 권력과 이와 연동되는 공간 연출 방식에 주목해 동물원, 자연사박물관, 인사동 상점과 같이 인위적으로 연출된 공간의 연극성에 대한 문화적 함의를 드러내는 데 주목했다. 작가는 이미 분류되고 체계화된 방식을 관찰하고 이를 촬영하거나, 나아가 직접 배치, 연출하고 감독하는 주체가 되어 작가만의 박물관을 구축하고 있다.
2007년 금호미술관에서 처음 발표한 ‘핑크 & 블루 프로젝트‘는 작가가 어린이들의 방을 방문해 그들이 소유한 특정 색상의 물건들을 배치하고 이를 무대 삼아 물건들의 주인인 어린이들을 촬영하는 연작이다. 프로젝트는 작가의 딸 서우가 다섯 살 때 분홍색을 매우 좋아했던 것에 대한 기록에서 시작한 것으로 국적, 인종과 관계없이 ’여자아이는 분홍색‘, ’남자아이는 파란색‘으로 구분되어 물건들이 생산, 소비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작가는 아이와 아이를 둘러싼 물건을 연출하고 전시하며 성별, 취향과 정체성, 광고와 수집욕으로 이어지는 생산과 소비에 관해 이야기한다. 본 프로젝트는 2015년까지 이어져 이전에 촬영에 응했던 성인이 된 어린이들을 다시 방문해 사진 속 인물의 성장 단계에 따라 소유물과 관계 맺는 변화 양상을 보여주는데, 이러한 장기 프로젝트는 문화 인류학적 다큐멘터리 작업의 성격을 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