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소장품
박준범
퍼즐 3-02
박준범(1976–)은 싱글채널비디오라는 미디어의 기술적 한계, 장르적 특성을 뛰어넘는 연극적인 연출로 사회적, 정치적 규범과 구조를 드러내는 작업을 전개해왔다. 그는 시각적이고 반복적인 것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사물의 내용보다는 형식에 주목하는 형식주의와 개연성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그의 형식주의는 이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시점과 속도 그리고 원근의 전복을 차용하여 형식적 요소들 사이의 관계 또는 작동 방식에 대한 것을 보여준다. 대표작으로는 〈퍼즐〉(2008), 〈강력한 신앙심〉(2008), 〈들어가 보지 못한 방〉(2011) 등이 있다. 이 작업들은 원근법적 왜곡, 회화적 평면성과 반복에 기반하고 있는 형식주의 구성으로, 사회 구조를 다른 시각으로 드러내며 허구로 귀결되는 공통점을 지닌다.
박준범이 2005년부터 진행해 온 〈퍼즐〉 프로젝트는 작가가 각 집단의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규칙을 제시하고 참가자들이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을 기록한 영상이다. 구획된 사각형 안에서 책걸상에 앉아 게임 규칙에 따라 미션을 수행하는 참가자들은 사회라는 틀 안에서 일정한 규칙을 준수하며 업무를 완수해야만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은유한다. 수직으로 떨어지는 카메라 앵글에 의해 책상의 이동 경로만 보일 뿐 행동의 주체인 개개인은 집단 속에 묻혀버린다. 미션을 제시한 작가와 이를 수행하는 참가자들과의 관계, 작가가 제시한 공간 안에서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참가자들의 모습, 납작하게 보이는 화면 구도는 사회 속 개인의 모습을 연극적으로 연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