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소장품

성능경
신문읽기
성능경(1944-)은 단색조 회화가 국내 화단을 지배하던 1970년대 초, 한국 현대미술의 전개 과정에서 전위적 실험미술로 기성 화단에 변화를 모색했던 대표적인 작가이다. 특히 신문과 사진 등의 매체를 주로 활용해 주제를 전달하는 그의 작업은 탈장르적인 개념미술로 분류된다. 그것은 시대에 따라서는 권력에 대한 저항, 신체 회복의 표현, 일상에 대한 주목이기도 하다. “나는 미술과 생활 간의 경계를 허물고 작가의 아우라(후광)를 벗겨내고자 한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성능경은 국내 작가로서는 거의 유일하게 30년간 행위미술을 지속해 왔다. 작가는 신체와 일상의 재료로 예술의 탈물질화, 일상성의 회복을 지향하는 퍼포먼스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작가를 한국 전위 미술 1세대로 각인시킨 〈신문: 1974.6.1. 이후〉 연장선에 〈신문읽기〉(1976)가 있다. 1974년 제3회 《ST》전에서 선보인 〈신문: 1974.6.1. 이후〉에서 작가는 전시 기간 동안 해당 날짜의 신문을 면도날로 오리는 반복적 행위를 통해 유신 시대에 대한 저항을 보여주었다. 이 작품은 이후 같은 개념을 가지면서도 행위성이 더욱 강조된 〈신문읽기〉로 변주된다. 〈신문읽기〉는 기사를 직접 소리 내어 읽고 오려내는 수행적인 작업이다. ‘소리 내어 읽는다’는 탈물질적이고 수행성과 일시성이 강조된 개념적인 작품으로 〈신문읽기〉는 성능경의 대표적 퍼포먼스 작업 중 하나이다. 2021년 경기도미술관에서 선보인 〈신문읽기〉 퍼포먼스는 다문화 가족을 포함한 어린이, 청소년, 성인이 함께 하는 것으로 변주되었다. 오늘날 전자신문 등 신문의 형식이 다양해진 것처럼, 퍼포먼스의 맥락과 방식도 변화하였다. 경기도미술관은 국내 최초로 비물질인 퍼포먼스의 ‘개념’을 작품으로 수집하여 소장하고 있다. 경기도미술관 〈신문읽기〉의 ‘개념서’에서는 퍼포먼스의 본질적 행위를 구현할 수 있는 방법들로 작품의 ‘개념’을 명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