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소장품
송성진
1평조차(1坪潮差)
2018년 7월 9일 새벽 5시, 송성진은 안산 대부도 선감선착장 해안가에서 300미터쯤 떨어진 갯벌에 한 평짜리 판잣집을 지었다. 딱 두 달 간만 허가받은 시한부 집이다. 갯벌에 위태로이 지은 집은 두 번이나 썰물과 함께 떠내려갔다. 작품 〈1평조차(1坪潮差)〉는 갯벌에 집을 짓고, 난파된 집을 인양하고, 또 바닷물에 잠기고 드러내기를 반복했던 한 평 집의 두 달 간 기록이다.
방글라데시 로힝야 난민촌을 다녀온 작가는 그곳에서 마주한 난민들의 불안한 삶, 임시로 지어진 허름한 가옥, 나약해 보이는 난민선 등에서 작품의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다. 로힝야 난민촌은 잦은 홍수로 사람이 살 수 없는 지역이지만 갈 곳이 없는 난민들이 잠시나마 머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갯벌에 세운 한 평 집은 살던 곳에서 쫓겨나 떠도는 난민, 이주민들의 불안한 삶과 공간을 연상케 한다. 작가는 ‘평(坪)’이라는 면적 단위를 기호이자 재료로 삼아 ‘이 집은 왜 여기에 있는가, 이 집은 어디로 가야하는가’라는 막막한 질문을 던진다.
송성진은 작업 초기, 주로 개별적인 거주지에 대해 탐구해오다 수년 전부터는 동아시아와 한국, 유럽의 도시 거주자를 대상으로 그들이 사는 도시와 삶에 대한 이야기를 탈지역적 차원에서 새로운 발상으로 연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의 주요 작품으로는 대도시 거주공간의 수직적 구조로 야기되는 문제점을 개선하고 대안 형태의 공동주택에 관해 연구한 ‘문화주택 프로젝트’(2011-2014), 근래 아시아 대도시의 거대 건축물의 수직적 구조 사이 공간을 채우는 수평적 구조물에 대한 관찰을 보여주는 ‘사이의 곳‘(2015), 시리아 난민들이 보트에 힘겹게 매달려 있는 모습에서 착안한 ’Posture: Hang On Project‘(2016)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