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7월 이건용

이건용
신체드로잉 85-2
이건용(1942-)은 1969년에 ST(공간과 시간)의 결성과 AG(한국아방가르드협회)의 중추 구성원으로 참여하며 한국 현대미술의 전위적인 흐름을 이끌었던 작가로, 신체와 세계를 상호 관계항의 차원에서 해석하는 독창적인 행위미술로 한국 실험미술의 폭을 확장하였다. 1971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한국미술협회전》에 처음 발표한 〈신체항〉(1971)은 나무를 뿌리까지 흙의 지층과 함께 전시장에 옮겨놓은 작품으로, 사물의 자연 상태를 최대한 존중했던 작가의 이해를 엿볼 수 있다. 초기에는 건빵을 먹는 등의 단순한 행위를 작업으로 선보였던 작가는 신체를 예술의 주요한 매체로 활용하며 신체와 장소, 시간 등을 각각의 관계항으로서 매개하는 작업을 발전시켜왔다. 작가는 자신의 행위미술을 ‘이벤트-로지컬(event-logical)’이라고 명명하고 1975년부터 1979년까지 50여 회 이상 활발하게 선보였다. 이는 행위의 시작부터 끝까지 계획적이고 논리성을 지닌 ‘이벤트’로서의 독특한 행위미술로서,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 유행했던 우발적이고 즉흥적인 ‘해프닝’으로서의 행위미술과 구별된다.
작가는 1976년부터 행위의 결과로서 회화를 남기는 〈신체드로잉〉연작을 시작하였다. 〈신체드로잉 85-2〉는 1985년에 행해진 신체드로잉의 결과물로 한 화면에 두 번의 행위가 결합된 것이 특징이다. 이 작품은 화면을 등지고 팔의 회전율을 반복 이용하여 드로잉 되었다. 그림이란 행위의 결과라고 여긴 작가는 시각적 차원과 붓이라는 도구에 한정된 전통적 회화의 방식에 의문을 품고 화면의 뒤나 옆에서, 또는 화면과의 새로운 관계 속에서 작가의 신체를 활용한 퍼포먼스의 흔적으로 그림을 그려 넣었다.
1985
캔버스에 유채
200×227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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