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7월 원성원

원성원
Tomorrow-강아지 마을
원성원(1972-)은 다양한 시점의 현실과 공상을 채집해 하나의 화면을 구성하는 콜라주 사진 작업을 진행해 왔 다. 작가 본인과 지인들의 바람을 사진으로 실현한 〈꿈의 방〉(2000-2004), 과거와 현실에 기반을 두고 미래에 대한 공상을 담은 〈Tomorrow〉(2008) 등의 연작은 사진의 형식을 빌려 시공간의 조각들을 작가의 바람대로 재구성한 것이다. 작가는 드로잉으로 화면을 구성하고 이를 토대로 장소와 대상을 찾아 전국을 돌며 수천 장의 사진을 직접 찍은 후, 포토샵 프로그램으로 이를 자르고 이어 붙여 한 장의 작업을 완성한다. 작업 결과물은 디지털 사진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노동집약적인 과정은 사진에 아날로그적인 감수성을 더한다. 결국 사진을 이루는 여러 개체는 작가가 직접 촬영한 실제 대상이지만 이들이 사진 속에 구성된 공간은 가상이라는 점에서는 비현실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동화에서 나올 법한 낯설지만 유쾌한 가상의 이미지는 사진이라는 매체와 더불어 그럴듯한 현실감을 갖는다.
〈Tomorrow-강아지 마을〉은 2008년 발표한 〈Tomorrow〉 사진연작 중 하나로, 작가가 사람은 보이지 않는 동네에서 “명랑한 똥개”들이 대문을 드나드는 것을 본 것을 계기로 시작된 작업이다. 작가에 따르면, 사람이 만든 환경 속에서 사람 없이 당당한 강아지들이 가득한 마을을 상상하며 표현한 것이다. 개들이 주체적으로 구성한 강아지 마을에는 유기견이라는 것이 있을 리 없기 때문이다. 사진 속 마을은 작가가 직접 걸으며 얻은 실제 이미지의 조합으로, 작가는 콜라주라는 장치를 빌려 현실에서 마주한 강아지들을 위한 마을을 세우고, 골목 구석구석에 이야기를 숨겨 놓았다. 작가는 여러 시점을 결합한 전체 조망으로 경사진 비탈의 마을 전경을 한 화면에 모두 담아냄으로써 사진 속 모든 개체가 유기적으로 이어져 있는 마을, 주체와 객체 없이 모두가 어우러져있는 작가의 이상을 표현했다. 작가는 이처럼 콜라주 형식으로 하나의 프레임이 한 가지 표상 체계를 갖는 사진의 형식적 한계를 뛰어넘는다. 수많은 레이어가 중첩된 작가의 작업은 과거, 현재, 미래가 한데 뒤엉켜 다양한 시공간에서 독특한 내러티브를 빚어낸다.
2008
C 프린트
120×20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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