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7월 안성금

안성금
부처의 소리
안성금(1958-)은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성찰과 우리 시대의 고통을 예술작품으로 표현해왔다. 성경이나 도교(道敎)와 불교(佛敎)서적들을 섭렵하며 어릴 때부터 종교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작가는 사춘기 이후에는 비구니가 되기로 결심했을 정도로 불교에 심취했다. 불교 수행에서의 여덟 가지 올바른 길을 의미하는 팔정도(八正道)—바른 견해, 바른 사유, 바른 언어, 바른 행동, 바른생활, 바른 노력, 바른 생각, 바른 명상, 바른 마음—를 바탕으로 시대와 사회에 대한 강렬한 메시지를 던져온 안성금은 초기 인물화 연작에서 승려, 노인, 죄수, 군상 등을 먹 한 가지 색으로 그리면서 현세를 초월한 이상적 세계에 대한 절대적인 염원을 종교적으로 표현하며 주목 받기 시작했다.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로 이어지는 시기의 〈소리〉 연작에서는 ‘관세음(觀世音)의 소리’를 통해 자비로 중생을 구제하고, 세상에 퍼져있는 갈등의 요소를 해결하고자 하였다. 작가는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우리는 모두 불구자다〉(1995), 〈세계화〉(2000), 〈악몽〉(2000), 〈전시중(戰時中)〉(2001) 등의 작품에서 더욱 구체적으로 현실을 비판하며 정치, 경제, 사회, 환경문제에 이르기까지다양한 주제를 다루었다.
〈부처의 소리〉 연작은 1990년대 들어서면서 제작한 작품으로 안성금의 세계관이 보다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브론즈나 플라스틱 소재의 가부좌를 하고 앉아있는 불상이 좌우로 분리되어 있는 형태의 조각 작품으로, 1995년 제1회 광주비엔날레에 등장한 절단된 불상들은 시각적, 종교적으로 관객에게 큰 충격을 안겨 주기도 했다.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이 현대인의 욕망의 충돌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판단한 작가는 〈부처의 소리〉 연작을 통해 인간성의 상실과 분단된 조국의 현실을 표현하였으며, 욕망에 사로잡힌 인간들에게 제발 ‘부처의 소리’를 들으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1996
브론즈
각 103×57×37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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