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7월 민정기

민정기
와룡추
민정기(1949-)는 1980년 ‘현실과 발언’의 동인이자 민중미술의 대표작가이다. 그의 초기 작품은 키치 형식으로 이른바 ‘이발소 그림’을 원용한 것, 그리고 도시적 풍경을 배경으로 한 현실 사회에 대한 발언이 주류를 이루었다. 그러다가 1987년 경기도 양평으로 이주한 후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터전의 역사와 이야기를 화폭에 담아내기 시작했다. 인연이 닿는 전국의 명승과 고적을 답사하며 관찰하고 기록한 후에 유화라는 서구적 재료와 기법을 구사하면서도 전통 산수화의 흥취와 품격을 새로운 방식으로 되살려냈다. 우리의 전통 고지도를 바탕으로 하고 그 위에 인문 지리적 역사와 현재의 모습을 반영한 그의 작업은 시공간이 묘하게 중첩되어 독특한 ‘지도산수화’의 세계를 구축하였다.
〈와룡추〉(2005)는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승안리에 위치한 용추폭포를 그린 것이다. ‘용추(龍湫)’는 용이 승천한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가뭄이 심할 때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낸 뒤 물을 퍼내면 비를 내려준다는 전설이 깃들어 있다. 용추폭포는 높이 5m 정도의 작은 폭포이지만 수량이 많고, 맑은 물이 바위들과 어울려 있다. 이 기암괴석을 이름하여 ‘와룡추’라고 한다. 이 곳 와룡추를 시작으로 무송암, 탁령뇌, 고실탄, 일사대, 추월담, 청풍협, 귀유연, 농완계 등 아홉 개의 절경지를 ‘용추9곡’ 또는 ‘옥계9곡’이라 하는데 바로 가평팔경의 제3경이 된다. 작가의 발길은 양평을 넘어 경기도 명승의 하나인 용추구곡에 닿아 특유의 거친듯 경쾌한 붓질로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과 옛 이야기를 세로로 긴 화폭에 담았다.
2005
캔버스에 유채
223×113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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