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7월 김창열

김창열
회귀 LA89004-89
물방울이라는 한 가지 소재를 40년이 넘게 천착해온 김창열(1929-)은 ‘물방울의 화가’로 불리며 예술성과 대중성을 모두 확보한 한국미술의 대표 작가 중 한 명이다. 1929년 평안남도 맹산에서 태어난 김창열은 1949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 입학했으나 1950년에 일어난 6.25전쟁으로 학업을 중단해야 했다. 1957년에는 박서보(1931-), 정창섭(1927-2011) 등과 함께 한국현대미술가협회를 결성하여 앵포르멜 미술운동을 이끌었다. 이후 세계무대로 눈을 돌린 그는 1966년부터 1968년까지 미국에서 판화를 공부하고, 1969년 백남준(1932-2006)의 도움으로 파리에 정착했다. 1972년 물방울을 그린 〈밤의 행사〉라는 작품을 파리 살롱 드 메(Salon de Mai)에 출품한 이후 현재까지 물방울을 소재로 한 작품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1970년대에서 80년대에 걸쳐 그가 그리는 물방울 그림의 지지대는 캔버스에서 신문지, 마포, 모래, 나무판 등으로 변화했다. 1990년대 이후 그의 물방울 작품은 천자문을 배경으로 등장한다. 이는 동양의 철학과 정신성을 드러내며 새로운 사유의 장을 만들어냈다. 2000년대 이후에는 이전 시기까지 계속되었던 채도가 낮은 배경에서 벗어나 다양한 색과 형태의 변화를 시도한다. 〈회귀 LA89004-89〉(1989)는 150호나 되는 꽤나 큰 캔버스에 한자(漢字)를 쓰고 또 써서 글씨의 흔적으로 화면이 거의 검정색으로 된 위에 스무 개 남짓의 물방울을 화면 중앙 왼편에 그렸다. 작가는 어린 시절 할아버지로부터 천자문과 서예를 익혔다. 종이가 새까매질 때까지 한자연습을 했던 기억을 되새기며 ‘회귀(回歸)’ 시리즈를 제작했다.
1989
캔버스에 유채
230×182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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