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7월 김용익

김용익
평면 오브제
김용익(1947-)은 1970년대 모더니즘과 1980년대 개념미술, 민중미술, 1990년대 이후 대안공간 운동과 공공미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한국 현대미술을 관통하는 작가이다. 1975년 대학 시절에 이미 상파울루 비엔날레 초청작가로 선정되었으며, 1970년대 국립현대미술관의 《앙데팡당》전, 《에꼴 드 서울》전 등에 다수 참가하며 모더니즘 계열의 마지막 세대로 활약하였다. 그의 1970년대 대표작 〈평면 오브제〉 시리즈는 주름진 상태의 광목천에 먹물을 에어브러시로 뿌려 주름의 음영을만들고 그것을 다시 팽팽하게 펴서 설치하여, 만들어진 주름의 음영을 통한 시각적인 환영이 생기도록 한 작품이다. 이처럼 실재와 환영 사이의 형식을 실험하는 작업을 약 10년간 지속하였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 이후 군부독재정권의 탄생을 지켜보며 스스로 미술언어를 전복시키는데 의미가 있다고 믿었던 〈평면 오브제〉 시리즈 작업의 지속에 회의를 느낀 김용익은 1981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제1회 청년작가전》에서 자신의 대표작인 천 작품을 종이박스 안에 넣고 작품캡션을 박스 겉에 붙여 전시장 바닥에 내려놓는 설치작업을 통해 〈평면 오브제〉 시리즈를 끝냈다. 경기도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평면 오브제〉는 1978년의 작품을 1997년에 재제작한 것으로, 총 아홉 장의 면포로 이루어진 대작이다. 동일한 개념의 작업이 도쿄도 미술관에도 소장되어 있다.
1980년대 모더니즘 미술에 단절을 선언하며 독자적인 노선을 걷기 시작한 김용익은 1990년대부터 일명 ‘땡땡이’ 작업으로 알려진 〈가까이…더 가까이…〉 시리즈, 2000년대 〈절망의 완수〉 시리즈를 통해 모더니즘의 정밀하고 완결된 화면에 균열을 가하고자 하였다. 최근에는 더 이상 새로운 작품을 만들지 않고 기존의 작업을 재해석, 재구성, 재전유(re-appropriation)하거나 40여년의 작품 활동의 결과를 관 형태의 나무 상자에 봉인하고 그 위에 고인의 명복을 비는 도상과 글을 덧붙이는 제의적 행위에 집중하고 있다.
1978(1997 재제작)
천 위에 에어브러시
270×1,00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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