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7월 김상돈

김상돈
장미의 섬
김상돈(1973-)은 우리 주변에서 주목 받지 못했던 소 재나 소외된 풍경을 재발견하여 사진, 비디오, 조각, 설치 등 다양한 형식을 빌려 발언해왔다. 한국 근현대사에 유무형으로 자리잡은 비현실적인 현실에 기반한 작가의 주제 의식은 우리가 흔히 마주치는 비루한 일상의 이미지들과 날 것의 오브제들을 주재료로 한다. 작가가 이를 변용, 재구성해 시각언어로 전환하는 작업 방식은 작가 특유의 날카로운 현실감각과 풍자를 극대화한다. 시장 주도 한국 사회의 물신숭배, 폭력과 통제, 개개인의 정신적 징후에 주목한 작가의 비판적 통찰은 한국이 겪은 거대한 역사와 권력 이면에 보이지 않는 개인의 기억과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장미의 섬〉(2009)은 1866년 병인양요 당시 프랑스 함대가 월미도를 보고 붙인 이름이다. 김상돈은 우연한 기회에 1920년 출판된 판화집 《인천》에 실린 〈월미도 호텔〉이라는 판화를 본 것을 계기로 동명의 작업을 시작했다. 한 쌍의 조선인 남녀가 물 건너 일본인 전용 유원지에 있는 월미도 호텔을 바라보는 모습이 담긴 판화에서 작가는 그림 속 조선인의 마음을 그려보았다. 작가에 따르면 “‘이방인으로 바라보는 어느 타자화된 지역으로서의 인천’이 아닌 어느 지역, 장소에 내재해 있는 ‘운명을 직면하는 감성’들”에 주목한 작업으로, “시대적 변화와 거세, 감수를 거듭해 가면서 분열과 화해가 교차되며 뻗어나간 감정의 지리(地理)”를 표현했다. 삐걱거리는 소리와 불안하게 흔들리는 이미지, 중첩된 이미지로 교차 재생되는 〈장미의 섬〉은 식민지 이후 해방과 광복, 가차없는 도시화와 산업화를 거치며 비정상적인 대립과 분절을 겪은 남한의 자화상이다. 〈장미의 섬〉은 ‘거울’, ‘레미콘’, ‘기념비’ 싱글채널비디오 세 편을 비롯한 사진, 조각 설치 작업으로, 경기도미술관은 비디오 작업만을 소장하고 있다.
2009
싱글채널비디오 3부작, 컬러, 사운드
레미콘 4분 7초
거울 2분 2초
기념비 3분 33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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