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7월 김구림

김구림
음과 양 5-S.100, 101, 102, 103
김구림(1936-)은 제도적인 미술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회화, 판화, 사진, 입체, 설치, 비디오 아트는 물론 무용, 음악, 연극, 영화에 이르기까지 예술의 거의 모든 장르를 섭렵한 끊임없는 도전과 실험정신의 아이콘이다. 1958년 첫 개인전에서 자연의 요소를 추상화한 반구상 회화로 화단에 등장한 김구림은 1960년대 매체 실험기를 거쳐 1970년대 초 AG(한국아방가르드협회)에 가담하면서 개념적인 작업에 몰두하며 작가로서의 기반과 국제적인 명성을 쌓아갔다. 김구림과 김차섭(1940-)이 보낸 우편물을 받은 100명의 반응을 작품화한 한국 최초의 메일아트 〈매스 미디어의 유물〉(1969), 산업화되어가는 사회상을 몽타주 형식으로 구성한 한국 최초의 실험영화 〈1/24초의 의미〉(1969), 한강 살곶이 다리 동쪽 100미터 지점의 강둑을 태워 삼각형의 흔적을 남긴 한국 최초의 대지미술 〈현상에서 흔적으로〉(1970) 등은 이 시기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1980년대 중반 돌연 뉴욕의 미술 대안학교인 아트 스튜던트 리그로 유학길에 오른 그는 1980년대 말부터 본격적으로 〈음과 양〉시리즈를 시작하게 되는데, 뉴욕 체류 시절 ‘자연이란 무엇인가’에 관심을 가지면서 음양이 만물을 이루는 본체가 된다는 음양사상을 작품의 주제로 다루게 되었다.
〈음과 양 5-S.100, 101, 102, 103〉(2005)은 음양사상을 기초로 한 다양한 세계의 조화와 통합을 모색한 판화작품 네 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김구림은 1970년대 중반부터 판화가로서 리소그래프, 드라이포인트, 메조틴트, 에칭 등 다양한 판화기법을 섭렵하였을 뿐만 아니라 판화를 보는 법에서부터 수집까지 판화의 모든 것을 다룬 책을 출간하였을 만큼 판화에 일가견이 있었다. 이 작품은 얇은 알루미늄 판에 잡지와 신문, 인터넷에 떠다니는 이미지를 전사하고, 그 위에 중앙 부분이 원형 또는 사각형의 형태로 뚫린 트레이싱 페이퍼를 얹은 후 다양한 색의 깃털 오브제를 부착한 석판화이다. 〈음과 양〉 시리즈는 수많은 이미지와 오브제의 조화와 충돌을 통해 본래의 의미를 해체시키고 재조합하며 새로운 의미를 창조해낸다.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김구림은 “세상은 빨리 바뀌고 있으니 예술가의 작품도 당연히 변해야 한다”고 말하며 지금까지도 다양한 예술적 실험을 지속하는 진정한 아방가디스트이다.
2005
리소그래프
각 42×3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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