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7월 김세진

김세진
기념사진
김세진(1971-)은 1990년대 중반 동양화과 졸업 전시에서 캠코더로 촬영한 영상을 제출하면서부터 16mm, 35mm 단편영화, 공연 영상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영상 언어를 탐구해왔다. 작가는 누구나 접근 가능한 영화에 대한 관심과 리서치를 통해 다큐멘터리의 사실성, 서사성은 물론 영화적 기법들을 작업에 도입하여 영화에서는 다룰 수 없는 소재를 과감하게 다루거나 영화의 구조 자체를 소재로 삼기도 한다. 롱테이크 기법으로 여러 개의 호텔 객실을 한 화면에 동시에 보여주는 〈그들의 쉐라톤〉(2006), 홍콩 빅토리아 파크에서 동남아 출신의 가사 도우미들의 모습을 담아낸 〈빅토리아 파크〉(2008), 미술관에서 근무하는 미화원의 노동을 다룬 〈도시 은둔자〉(2016) 등 영상의 관음증적인 기록은 역설적으로 현대사회의 폭력성을 드러낸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국가라는 거대한 시스템과 개인의 노동과 소외, 삶의 정체성이 규정되는 과정에 대한 작가의 기록과 관찰이다.
〈기념사진〉(2002)은 내러티브보다는 영화라는 매체의 속성과 한계에 대한 탐구에 기반한 김세진의 초기작으로, 46명의 남녀 고교생이 교복을 입고 기념사진을 찍는 과정이 반복적으로 재생된다. 셔터를 누르기 전 학생들은 정지된 상태로 움직이지 않고 숨소리조차 내지 않는 상황이 연출된다. 화면의 움직임이라고는 오랜 긴장을 견디지 못한 학생들이 각자 흩어지고 또 다시 모이는 반복 행위이다. 작가는 사진 촬영 대상이 잠시 멈춰야하는 일반적인 기념사진 촬영 과정을 의도적으로 길게 제시하여 시간의 낯설음을 통해 관객의 시각적 의식을 교란한다.
2002
싱글채널비디오, 컬러, 사운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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