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7월 강요배

강요배
황파 1
1952년 제주 태생인 강요배(1952-)는 제주4.3항쟁을 비롯한 민중의 고난사와 제주의 자연 풍광을 담은 작업세계로 잘 알려져 있다. 고등학교 교사이자 삽화 연재가로 활동했던 그는 1980년대에 민중미술 계열 단체인 ‘현실과 발언’의 동인으로 활동하였으며, 1989년에서 1992년까지 3년 동안 제주4.3항쟁을 다룬 그림50점으로 첫 개인전 《제주민중항쟁사》(1992)를 열었다. 1992년에 본격적으로 제주도에 정착한 뒤로 제주의 자연에 몰입하여 작업 활동을 이어나갔으며, 4.3항쟁 관련 연작을 완성하여 1998년 학고재에서 화집 《동백꽃 지다》를 펴냈다. 그는 1994년 이후 지속적으로 4.3미술제에 참여하였으며, 민족미술인협회의 회장과 제주4.3연구소 이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 작가는 1980-90년대에 천착했던 제주4.3항쟁에 대한 역사화 이후에 1990년대 후반 ‘금강산’ 연작에서와 같이 점차 역사적인 주제를 자연의 풍경에 은유적인 방식으로 녹여내 오고 있다.
서울 살이 이후 제주에 귀향한 작가는 마음으로부터 정주하고자 제주의 자연 풍광을 그려냈다. 〈황파 1〉(2002)은 〈황파 1〉과 〈황파 2〉로 구성된 연작 중의 하나로서 제주의 자연을 황토빛으로 구현한 작품이다. 추상화에 가까울 만큼 형상을 알아보기 어려운 이 회화는 스펙터클한 구성과 갈필의 터치들로 율동감 넘치는 화면 안에 제주의 암초와 파도의 풍경을 담아내고 있다. 작가의 내면에서 재구성된 제주의 바람과 자연의 장엄함은 민중의 풍파어린 삶을 떠올리게 함과 동시에 인고의 역사를 통쾌하게 관통하는 듯한 제주 섬의 힘을 느끼게 한다.
2002
캔버스에 아크릴 채색
161×259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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