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7월 이기일

이기일
프로파간다
스스로 문화 조각가이자 예술 서비스맨이라고 이야기하는 이기일(1967-)은 한국 근현대사를 아우르는 사건과 흔적들을 시각화하고 재조명한다. 작가는 청소년에게 금지된 재료로 청소년들이 가장 좋아할만한 무언가를 만든다는 가벼운 생각으로 2001년 담뱃갑으로 만든 로봇 작품을 만든 것을 시작으로, 이후 로봇 시리즈에 ‘프로파간다’라는 제목을 붙이며 자본주의 체제의 권력구조와 선전(宣傳)에 대한 논리를 〈프로파간다〉 연작을 통해 선보여왔다. 경기도미술관 소장품 〈프로파간다〉(2006)는 송전탑의 구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제작한 거대로봇 형태로, 2002년 세종문화회관 데크 플라자 야외공간에 설치한 철골 구조의 〈프로파간다〉와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나 육중한 철 대신 플라스틱 프레임 로봇으로 시각화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2006년 개인전 《I Trust You》에서 소개하였는데, 전시 제목으로 사용한 ‘Trust’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신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 경제용어로, 시장지배를 목적으로 동일한 생산단계에 속한 기업들이 하나의 자본에 결합되는 것, 즉 독점적 기업합병을 의미한다. 자본주의 시장경제 속에서 거대 기업의 권력이 독점된 형태로 구조화되는 모습을 〈프로파간다〉 연작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이기일은 〈프로파간다〉 연작 외에도 1960-70년대 팝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비틀즈와 한국 대중음악에 관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으며, 최근에는 1951년부터 2005년까지 주한 미공군의 사격장과 폭격장으로 이용된 매향리가 평범한 삶의 터전이 되기를 희망하며 매향리 프로젝트에 매진하고 있다.
2006
ABS수지, 스크루 볼트, 와이어
133×630×26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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