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7월 윤형근

윤형근
번트엄버 & 울트라마린
윤형근(1928-2007)은 한국의 1970-80년대 단색화 흐름의 대표적인 작가로, 단순화한 수평과 수직의 색면이나 선을 겹친 추상회화를 꾸준히 선보여 왔다. 1970년대 중반부터 그의 작품을 구성하는 주요 색상은 갈색과 군청색으로, 이는 수많은 빛깔 중에서 반복적인 생략을 통해 작가가 궁극적으로 포착한 자연의 본질적인 색채이다. 화려한 색과 형태가 아니라 꾸미지 않은 내면의 정수를 담고자 한 작품 세계가 동양적 명상이나 자연관과 닮아있다. “나의 그림은 추사 김정희의 쓰기에서 시작되었다.”고 밝힌 작가의 화면에서 획을 반복적으로 그어 완성한 독특한 추상의 세계를 느낄 수 있다.
〈번트엄버 & 울트라마린〉(1978)은 회화를 언어로 설명할 필요를못 느꼈다는 작가가 ‘태운 갈색과 군청색’의 안료명을 영문 그대로 작품명에 사용한 것이다. 그에게 갈색은 ‘땅’, 군청색은 ‘하늘’을 의미했으며, 땅과 하늘이 겹쳐 이룬 검정색은 ‘자연이 결국 돌아가는 색깔’이었다. ‘자연과 가까운 것’으로 설명되었던 작가의 작업은 우연히 발견한 고목의 이미지를 모티브로 자연의 이치와 신비함을 화폭에 담았다. 물감에 테레빈유를 섞어 묽게 한 후 거친 마 캔버스에 칠하여 스미고 배어 나오게 함으로써 화면의 은근한 농담을 표현하였는데, 이는 천이나 종이에 안료를 흡수시키는 동양의 전통적인 화법에 닿아 있다. 1990년대 이후의 작업경향이 물감의 번짐을 줄여 화면 구성을 보다 단순화하였다면, 1978년에 제작한 이 작품은 농담을 자연스럽게 표현한 초기작 중 하나이다.
1978
린넨에 유채
270×14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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