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7월 배준성

배준성
화가의 옷–W.하우스 050301
사진과 회화를 동시에 다루며 미술에 대한 본질적인 물음을 지속해오고 있는 배준성(1967-)은 비닐, 렌티큘러, 애니메이션 등의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표현의 가능성을 확장시킨다. 대학 시절 미대 수업은 거의 듣지 않고 학원에서 국어, 사회를 가르치다가 서른 살이 되어서야 대학원에 진학하며 진지하게 작업하기 시작한 배준성은 1990년대 초반부터 미술사에 등장하는 명화 속 이미지를 차용해 재현하는 그리기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주로 다비드, 앵그르, 베르메르, 벨라스케스와 같은 거장들의 인물화나 정물화 속의 이미지들을 사진과 회화적 모사를 통해 재현하고 서양미술사의 주요한 관념들을 재해석하고자 하였다. 그의 작업은 단색조의 평면이나 원화와 유사한 일상 공간으로 설정된 배경에 현대 인물의 누드 사진을 합성하고 그 위에 비닐을 덮은 후 비닐 위에 그림을 그리는 비닐 페인팅, 네 개 정도의 이미지를 중첩시켜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이미지가 보이도록 한 렌티큘러 작업, 직접 손으로 그린 그림을 이어 붙여 만든 애니메이션 작업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화가의 옷〉 연작은 임의의 모델을 찍은 사진을 서양미술사에 등장하는 특정한 그림 속 인물과 조합시켜 비닐 옷을 그려 입히는 작업이다. 원화 속 인물과 같은 포즈를 취한 모델의 누드 사진 위에 원화의 의상을 모사한 투명 PVC 필름을 부분적으로 부착하여 현재의 모델과 과거의 의상을 합성한 것이다. 〈화가의 옷–W.하우스 050301〉(2005)은 19세기 영국화가 워터하우스(John William Waterhouse, 1849-1917)의 그림 〈헤로데스의 심판대를 떠나는 마리암네〉(1887)에서 마리암네의 의상을 차용하였다. 배준성은 〈화가의 옷〉연작을 통해 화려한 의상 뒤에 숨어있는 인간의 욕망을 드러내기도 하고, 정숙한 전통 의상에 가려진 영혼의 자유로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2005
사진, 비닐에 유채
334×337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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