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7월 배종헌

배종헌
도시농부_옥상텃밭
“자연스러운 것을 거스르고, 편안한 것을 거스르고, 마땅히 있어야 할 자리를 비켜나 앉아보는 것, 그런 것이야말로 오늘의 예술이 그래도 우리 곁에 남아있는 이유이다.” 작업노트에 기록한 그의 예술관처럼 배종헌(1969-)은 하늘에서 사라지기 시작한 별들의 행방을 묻고, 야생의 동물들이 도시에서 어떻게 그들의 삶을 영위하고 있는지를 살핀다. 도시에서 야생적 삶을 꿈꾸는 인간의 욕망, 자연을 흉내 내어 얻은 자본과 에너지로 재구축한 도시에 서 우리의 삶을 반문한다. 집을 기반으로 한 일상생활에서의 사적인 경험을 사회적 맥락으로 확장시켜온 배종헌은 도시와 자연, 출산과 양육에 이르기까지 동시대 주요한 이슈들을 작업 주제와 결합시키면서 독자적인 스타일을 구축해왔다.
〈도시농부_옥상텃밭〉(2007)은 배종헌의 다른 작업들과 마찬가지로 작가의 구체적인 현실생활에서 시작한 작업이다. 이는 작가가 2006년 대구시 수성구의 한 다세대 주택으로 이사하며 옥상에서 작은 인공 텃밭을 가꾼 기록으로, 두 해 동안 도시농부로서의 체험을 사진 슬라이드, 드로잉으로 종합한 다큐멘터리이다. 〈콘크리트 농부〉(2006)에서 〈유랑 농부〉(2009) 연작으로 이어지는 〈도시농부〉는 작가가 매일 들여다보거나 또는 방치했던 텃밭의 꽃과 열매, 줄기와 잎사귀에서 자연의 섭리와 미학적 요소를 발견하고 이를 시각언어로 번역한 “사적인 연구”로, 이는 작가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넘어 현대사회에서 유효한 질문이자 기록이다.
2007
나무에 시멘트와 바인더, 슬라이드 프로젝터, 유리, 스크린, 반사경
90×45×4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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