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7월 김홍주

김홍주
무제
김홍주(1945-)는 극사실적 기법으로 꽃이나 문자 등을 그린 그림으로 잘 알려진 작가이다. 1970년대 초 그는 개념적이고 사변적인 활동을 선도한 ST(공간과 시간) 그룹에 참여한 뒤 오히려 개념미술의 관념적 유희에 흥미를 잃어버렸다. 1970년대 중반부터 화장경대, 창문, 거울 테 등의 오브제에 자화상을 비롯한 인물이나 풍경 등을 극사실적으로 재현했다. 사실적인 이미지에서 보이는 것과 비춰지는 것을 공존시키는 시도를 통해 사물과 환영의 재현의 문제, 그리고 이를 그리는 방식에 대한 한계를 탐구하였다. 당시 화단에는 단색 평면 추상이 널리 퍼져 있었지만 그는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극사실적 재현을 추구하였다. 1980년대 후반부터는 논이나 밭, 도시, 산, 지도, 문자, 꽃 등을 소재로 작업하고 있다.
〈무제〉(2002)는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꽃 그림 연작의 하나이다. 가로, 세로의 크기가 각각 162cm나 되는 커다란 캔버스에 오로지 한 송이의 꽃을, 그것도 정면으로 부각시켜 그렸다. 꽃 외에는 텅 비워버린 여백의 처리는 시선을 분산시키지 않고 집중케 하는 효과가 있다. 세필로 그려진 꽃 그림들은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꽃의 형상을 벗어나 하나의 추상화로 전환된다. 그의 꽃 그림은 관습적인 시선과 언어적인 의미를 탈피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상하좌우와 원근시점에 따른 무한한 해석 가능성을 제시하며 사물에 대한 새로운 시각적 정의를 유도한다.
2002
캔버스에 아크릴 채색
162×162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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