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7월 김주현

김주현
9,000개의 경첩
김주현(1965-)은 단순한 법칙을 통해 직선, 사각형, 입방체 등의 미니멀한 형태를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작품을 만들어 나간다. 초기에는 비닐 틀 등에 석고를 부어 굳히는 작업을 선보였으며, 이후 종이 혹은 얇은 알루미늄 판을 쌓아 올리는 ‘쌓기(piling up)’작업과 함석판으로 주조된 경첩을 연결해나가는 ‘경첩(hinging)’작업을 통해 하나의 단위를 확장해 나가는 작업 방식을 확립했다. 또한 정육면체를 연결해 나가는 〈복잡성 연구〉 연작, 점과 점을 연결하는 일정한 막대들을 쌓아 구조물을 만드는 〈생명의 그물〉 연작에서는 요소들이 상호관계에 의해 기하학적으로 증식해나가는 방식에 주목했다. 최근에는 다른 길이의 선들을 연결시켜 뒤틀린 형태를 만들어내고 선들의 교차점마다 LED를 부착한 〈뒤틀림〉 연작을 계속해서 발전시키고 있다.
〈9,000개의 경첩〉(2002)은 작가가 1996년부터 2010년까지 몰두했던 〈경첩〉 연작의 일환이다. 처음에는 높이 146cm의 경첩 144개로 시작했으나 작업이 되풀이되며 경첩의 높이는 낮아지고 그 수는 수천 개에 이르렀다. 하나의 모듈로서 경첩을 연결하면서 공간적으로 확장해 나가는 〈경첩〉 작업은 그 과정 자체가 마치 스스로 증식하는 유기체와도 같다. 기본적이고 단순한 법칙의 결과로 만들어진 결과물은 단단한 금속으로 이루어졌음에도 유연한 구름의 형태나 불규칙한 해안선을 상기시키는데, 이는 수학과 기하학의 연구 분야인 프랙탈 구조가 가지는 ‘자기유사성’과 ‘순환성’의 특징을 공유한다.
2002
함석
30×500×500cm
포항시립미술관 설치전경(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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