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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여행-길 떠난 예술가 이야기 / Travel Art-Artists on the Road
기간/ 2012.05.04(금) ~ 2012.07.15(일)
장소/ 2F Exhibition Hall
작품보기

신성한 집/옌징 가는 길/김주영
신성한 집/옌징 가는 길 ㅣ 김주영
나무, 독, 소금, 황토, 쌀 ,각 230x100x120cm / 12분 52초,2004

지구가 자신의 팔레트라고 말하는 작가 김주영은 쉼 없이 길을 떠난다. 낯선 곳에 스스로를 던져놓고 두려움과 고통을 이겨내는 훈련을 하며 삶의 생생한 에너지를 얻곤 한다. 86년 예술가들의 활동의 중심지인 파리로 건너가 나비 등의 살아있는 오브제를 사용하여 생태적 환경적 논리의 합리적 사설을 제시하던 작가는 2001년 귀국 후 충청도 중말에 자리를 잡으면서 쌀, 소금, 황토에 감성적으로 이끌린다. 흔한 소재이나 생명의 기본요소이자 자연의 원료이기에 아름답고 신성하다.
작품 <신성한 집>은 작가가 펼쳐온 쌀, 소금, 황토와 관련한 제식과도 연결된다. 중앙아시아 불모지에 버려진 고려인들의 슬픈 족적을 따라간 <쌀의 영혼제>, 일제강점기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 조선인 쌀 농사꾼의 회한의 삶을 &#51922은 <조센징, 쌀 농사꾼 이야기>, 하찮지만 생명과도 관계하는 소금의 현장을 순례한 <옌징鹽井가는 길>이 그러하다. <옌징鹽井가는 길>은 <신성한 소금 : 하늘에서 소금이 내리다>의 마지막 제식의 장소인 티베트 옌징을 순례한 프로젝트로, 천년을 이어오는 티베트족의 전통 소금 제조법을 지키며 해발 3,000m에 위치한 마을에서 모계사회인 옌징 여인을 위해 매듭을 푸는 행위로 제식을 마무리한다.
이처럼 김주영 작가는 역사적으로 아픈 곳, 대지가 가장 아파하는 곳을 찾아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 아픔의 장소에서 제(祭)를 올린다.

 

자전거 여행/김훈
자전거 여행 ㅣ 김훈
원고지, 연필,,2012

『자전거 여행』은 1999년 가을부터 2000년 여름까지 ‘풍륜(風輪)’이라는 이름의 자전거를 타고 우리나라 곳곳을 순례한 소설가 김훈의 자전거 여행기이다. 김훈과 그의 자전거가 찾아낸 아름다운 우리나라 구석구석의 풍경, 사람의 흔적 등을 되새겨보며 생태학, 지리학, 역사학, 인류학, 종교학 등 다양한 학문을 아우른다. 김훈은 15년 전 처음으로 자전거를 탔을 때 오십 평생 헛살았다 생각하고 자전거만 타리라 다짐했을 만큼 벼락을 맞은 것 같은 순간이었다고 회상한다. 당시 아내에게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며 글을 써서 밥벌이를 하겠다는 약속을 했던 작가에게 자전거는 생업과 다름없는 밥벌이의 도구이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육필원고는 이 전시를 위해 김훈이 다시 한 번 연필로 꾹꾹 눌러쓴 것으로, 본문 중에서 작가가 직접 발췌하여 작성한 원고임을 밝힌다.

 

팔라야바다 등/박이소
팔라야바다 등 ㅣ 박이소
종이에 연필,,2000

개념미술가이자 설치작가로 알려진 작가 박이소는 실제로 길을 떠난 작가는 아니지만 그의 뉴욕시절 몇 년간 함께 작업을 했던 샘 빙클리가 박이소를 순례자와 관광객 사이를 가로지르며 자신의 여행의 의미를 찾기 위해 노력한 ‘낭만주의적 순례자’라 칭할 만큼 그의 작업세계는 표류하고, 추락하며, 방랑한다.
작가는 자신의 관념과 태도를 기록하는 매체로 드로잉을 선택, 수많은 드로잉을 남겼다. 자아와 예술, 삶, 세계에 대한 보편적 가치를 추구한 작가에게 드로잉은 자아를 성찰하고 그에 대한 개념을 구체화하며 소통하는 도구였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팔라야바다>는 10곳의 서로 다른 장소에서 경비행기를 타고 올라가 비디오카메라에 낙하산을 달아 떨어뜨리고 그 낙하 이미지 10편을 연속으로 상영하는 것이다. 우리의 삶은 떨어지는 물체의 속도만큼이나 빠르고 한 순간에 불과한 것으로, 삶의 무상함을 담고 있다. <무제(표류)>는 병 안에 GPS 추적장치를 넣고 바다에 던진 다음 위치추적장치가 보내오는 신호를 전시장에 설치한 지도에 병의 항로를 따라 표시해보는 프로젝트로, 이 역시 인간의 무력함, 예상할 수 없음, 행방불명, 목적 없음을 의미한다.

 

차마고도/박종우
차마고도 ㅣ 박종우
디지털 프린트,각 152.4×101.6cm,2004

사진기자 출신의 다큐멘터리 사진가 박종우는 사라져가는 소수민족 문화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며 1년의 절반 이상을 오지를 떠돌며 보낸다. 그 중 이번 전시에서는 차마고도(茶馬古道)에 주목한다. 차마고도는 실크로드보다 200여 년 앞서 만들어진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교역로로 길이가 약 5,000km에 이르며 평균 해발고도가 4,000km 이상인 높고 험준한 길이지만 수천km의 아찔한 협곡을 이루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다.
중국 윈난성과 쓰촨성의 차와 티베트의 말을 교환했다 하여 이름 붙여진 이 길은 티베트 8대 신산의 하나인 메리설산(6,740m)의 자락을 넘는 순례의 길이기도 하다. 순례자들은 연화생의 길을 따라서 이 세상의 모든 중생의 평안을 기원하기 위해 티베트 라싸로 향한다. 순례는 고통에 맞서는 인내의 과정으로, 순례자들은 두 무릎을 꿇고 두 팔을 땅에 댄 다음 머리가 땅에 닿게 하는 절인 오체투지(五體投地)로 삼보일배를 하며 극한의 고통 속에서도 먼 순례의 길을 떠난다.

 

Rainbow Mapping Project in Dessau, Summer 2007/홍명섭
Rainbow Mapping Project in Dessau, Summer 2007 ㅣ 홍명섭
,,2007

대표적 개념미술가인 홍명섭의 는 2007년 독일 통일 전 동독지역의 한 공업도시인 데사우(Dessau)에 살며 아트 프로젝트를 기획한 요한 바틀에게 받은 한 통의 이메일로 시작되었다. 작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데사우 뵐리츠 정원 내에 있는 게올규 정원(georgen garden)이라는 역사적 장소이자 생태 문화적 장소에서 7일 동안의 걷기 작업을 실행하였다. 작가가 처음 데사우에 도착했을 때 작가를 맞이하던 무지개를 떠올리며 일곱 가지 색깔로 일주일 동안 몸만 갖고도 되고 누구나 할 수 있는 걷기를 선택한 것이다.
걷기는 사람에게 휴식, 운동, 사색을 풍성하게 하고 정신을 집중시키며 상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유의 방향을 제시한다. 작가는 가능한 두뇌를 사용하지 않고 신경시스템이 작동하는 걷기를 통해 걷는 기계가 되고, 길 자체가 되며 지도가 되고, 더듬이가 되어 걷기를 감각한다. 몸이 세계가 되고 역사가 되고 생태가 되는 것이다.
작가는 주체에서 벗어나 ‘○○되기’를 통해 자아를 변화시키는 영감과 만난다. 작가는 역사적, 생태적 장소에서 뭔가를 많이 행했으면서도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 것과 같은 무상태를 표현하였고, 이는 게올규 정원이라는 보전성과도 잘 부합한다.

 

길을 잃다-바다, 숲, 사막/네트/이창훈
길을 잃다-바다, 숲, 사막/네트 ㅣ 이창훈
캔버스에 아크릴 채색/합사(合絲),각 210x290cm/255x205cm ,2011

작가 이창훈은 작품을 통해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의 실존, 사회와 인간 사이 또는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표류하는 정신적인 가치를 찾고자 한다. 삶과 인간과 사회에 대한 가치를 물위를 표류하듯 자연스럽게 작품으로 표현한다. ‘표류’는 작가에게 아주 중요한 개념으로, 거대한 사회라는 바다 위에 고립된 채 표류하는 개인들을 은유한다. 작가에게 ‘길’은 자유의지에 의한 개인과 사회, 개인과 개인을 연결시키고 소통하는 통로로서 상징성을 갖는다.
<길을 잃다-바다, 숲, 사막>은 어떤 정보도 담겨있지 않은 도로 표지판의 형태를 한 청색, 녹색, 갈색으로 채색된 캔버스 작업으로, 길을 알려주어야 할 이정표가 아무런 정보도 주지 않고 제 위치도 망각한 채 벽에 기대어 있다. 는 도시의 길을 그물로 바꾼 것으로, 이 길은 거대한 조직화된 망이며, 그 안에서 자유롭지 않음에 대한 자각에서 출발한다. 자유롭게 길을 나서지만 길(틀) 안에 갇혀 사는 인간을 나타낸다.
실제로 이 작품이 위치한 장소는 관람객들이 어디로 갈지 길을 잃는(고민하게 되는) 곳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안자일렌/김웅현
안자일렌 ㅣ 김웅현
HD 싱글채널비디오,8분14초 ,2012

지금은 가벼운 레포츠인 등산은 과거에는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숭고한 도전이었다. 목숨을 건 사투 끝에 얻은 정복은 자신과 나라의 자존심이었다. <안자일렌>은 과거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걸었던 그 숭고한 도전은 무엇을 위한 것이고, 작가 스스로가 할 수 있는 자아를 넘어서는 정복은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그의 작업에서 가장 높은 곳을 향해 오르려는 인간의 숭고한 등반의지는 근대를 가로질러 흘러온 낭만적 인간의 표상이다. 자연을 초극하는 인간에 대한 상투성은 김웅현의 작업에서 장비들의 철렁거리는 소리, 웅장한 배경음악과 바람 소리, 흩날리는 눈발 등에 의해서 최고조에 달한다. 이들의 기록영상이 한 여름날 저녁 바닷가 조용한 경기창작센터 마당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매우 작위적이고 과장된 행위임을 알게 된다면, 일순간 우리 모두는 산악 등반의 상투적인 이미지의 최면에서부터 벗어나게 된다. 어디에로도 이동하지 않는 여행, 앉아서 하는 등반, 숭고와 비장함을 교차시키는 미학적 실험은 이제 예술가의 가상공간에서 가공되고 있다.

 

백두대간-지리산/그처럼 단순한 시작으로부터/명상/슈룹(도병훈, 이윤숙)
백두대간-지리산/그처럼 단순한 시작으로부터/명상 ㅣ 슈룹(도병훈, 이윤숙)
,,1997

슈룹은 미술가 단체이지만 어떤 것도 강제하지 않는 조직이다. 오로지 걷기를 통한 기행, 그 기행에 동반하는 자가 슈룹의 회원일 뿐이다. 이들은 전통지리관의 근간인 백두대간과 세계의 지붕이라 일컫는 히말라야를 중심 화두로 삼으며 1982년부터 지금까지 20년 간 활동해오고 있다. 이들에게 여행은 새로운 각성과 영감을 받을 수 있는 원천이다. 전시장이라는 제한된 장소를 벗어나 자연 속을 거닐며 신체를 매체로 쓰는 행위예술이 이들의 여행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백두대간의 능선을 걷고 히말라야를 오르는 것을 통해 예술의 본질에 다가서고자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간 슈룹의 회원으로 활동한 300여명의 작가 중 주축으로 활동해온 김성배, 도병훈, 이윤숙 3인의 작품을 볼 수 있다. 개별적 작품에는 지난 20년간의 이들의 여행이 고스란히 축적되어 있다.
도병훈의 <백두대간-지리산 00124>는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에 집약된 고지도의 특성을 선택과 확장의 방식으로 대형 광목천에 드로잉한 작업이고 <그처럼 단순한 시작으로부터>는 몸과 마음으로 감응하게 되는 우리 전통건축물인 소쇄원에서 받은 감흥을 표현한 드로잉으로, 선조들의 세계관이 반영된 수묵화의 어법을 융합하여 간결하면서도 함축적인 비선형적 현대 드로잉으로 표현하고자 하였다. 이윤숙의 <명상>은 인도, 네팔, 히말라야 여행 후 지인에게 얻은 벼락 맞은 대추나무로 여행지에서 만났던 사두(sadhu, 종교인 또는 성자)의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명상을 통해 대자연을 통찰하는 힘의 신비를 전달하고자 하였다.

 

여기_Here 2012//슈룹(김성배)
여기_Here 2012/ ㅣ 슈룹(김성배)
,,2012

슈룹은 미술가 단체이지만 어떤 것도 강제하지 않는 조직이다. 오로지 걷기를 통한 기행, 그 기행에 동반하는 자가 슈룹의 회원일 뿐이다. 이들은 전통지리관의 근간인 백두대간과 세계의 지붕이라 일컫는 히말라야를 중심 화두로 삼으며 1982년부터 지금까지 20년 간 활동해오고 있다. 이들에게 여행은 새로운 각성과 영감을 받을 수 있는 원천이다. 전시장이라는 제한된 장소를 벗어나 자연 속을 거닐며 신체를 매체로 쓰는 행위예술이 이들의 여행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백두대간의 능선을 걷고 히말라야를 오르는 것을 통해 예술의 본질에 다가서고자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간 슈룹의 회원으로 활동한 300여명의 작가 중 주축으로 활동해온 김성배, 도병훈, 이윤숙 3인의 작품을 볼 수 있다. 개별적 작품에는 지난 20년간의 이들의 여행이 고스란히 축적되어 있다.
김성배의 <여기_Here 2012>는 작가가 2010년 몽골 고비사막을 여행하면서 받은 영감으로 제작한 작품으로 3~400여장의 김을 이어 부쳐 커다란 날개를 펼치고 날아가는 새의 날개를, 히말라야의 성산(聖山) 카일라스산을 닮은 바윗돌에 밀가루를 뿌려 설산(雪山)을 형상화하였다. 만년설이 쌓인 설산이 되고 싶고, 큰 날개를 가진 황금 독수리처럼 빛나는 설산 위를 높이 날고 싶은 작가의 소망을 담고 있다.

 

그들의 전쟁/안정주
그들의 전쟁 ㅣ 안정주
싱글채널비디오, 스테레오 사운드,,2005

작가는 6개월간의 여행을 통해 그곳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을 담았다. 연출이나 구성을 한 것이 아니라 실제 작가가 여행지에서 목격한 장면을 찍은 것이다. <그들의 전쟁>시리즈는 각각 에티오피아, 이스라엘, 파키스탄에서 촬영한 영상으로, 각 나라마다 미묘하게 드러나는 문화적 차이를 담았다. <그들의 전쟁 1-에티오피아>는 에티오피아 아이들이 축구게임을 하고 노는 장면을, <그들의 전쟁 2-이스라엘>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장벽을, <그들의 전쟁 3-파키스탄>은 파키스탄과 인도의 국경에서 진행되는 국기 하양식을 담고 있다.
작가는 이 영상들을 분절시켜 일상적인 화면에 경쾌한 비트감을 살렸다. 모든 행위는 이미지와 소리의 한 덩어리라고 말하는 작가에게 있어 소리는 이미지에 따라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와 동등한 중요성을 갖는다. 같은 행동을 비트화할 때 마치 외부에서 보는 것과 비슷하게 보이는 것에 착안한 작가는 내가 나를 이해하는 것과 다른 사람이 나를 이해하는 것 사이의 차이를 보여주고자 한다.

 

희망을 찾아서/이병수
희망을 찾아서 ㅣ 이병수
,,2010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라는 노랫말이 있다. 과연 ‘희망’은 무엇일까. 작가 이병수는 ‘희망’이라는 이 추상적고 이상적인 단어를 추적한다. 프로젝트 <희망을 찾아서>는 찾고자 하는 위치를 알려주는 운전자들의 필수품인 네비게이션에 ‘희망’이라는 단어를 입력하여 검색되는 서울지역의 희망병원, 희망약국, 희망미술학원, 희망수퍼 등을 하루에 한 곳씩 자전거라는 이동수단을 통해 찾아 떠났다 돌아오는 과정을 기록한 개인적인 여행의 기록이다. 전시는 희망을 찾아 매일 같은 장소에서 출발하는 작가의 모습이 담긴 20장의 사진과 찾아 나섰던 희망이라는 간판을 달고 있는 102곳의 사진, 그간의 기록을 담은 영상, 102곳의 위치가 표시된 월드로잉과 작가가 매일 가지고 다녔을 이제는 낡아버린 목록으로 구성된다.
작가는 수행적인 작업과정을 통해 현실을 기록하고, 재구성하며 의미화 한다. 이는 잊혀 지거나 의식하지 못하는 것들을 발견하고 드러내는 과정으로, 내비게이션이 희망이 있는 곳을 알려주고 자전거가 육체적인 고통을 통하여 희망으로 데려다 줄 것이라 믿는다.

 

무빙 드로잉 프로젝트/전수천
무빙 드로잉 프로젝트 ㅣ 전수천
,,2005

대표적인 설치미술가인 전수천의 <움직이는 드로잉> 프로젝트는 백색 천을 두른 엠트랙(전미철도여객수송공사) 열차가 2005년 뉴욕에서 출발하여 워싱턴 D.C., 시카고, 세인트 루이스, 가든시티, 그랜드캐년을 지나 로스엔젤레스까지 7박 8일간 5,500km를 달린 대장정에 관한 기록이다. 작가는 1980년대 초 처음으로 미국의 동서부를 여행하면서 받은 물질적&#8228문화적 충격으로 그 후 10년 동안 이 프로젝트를 구상했다고 한다.
<움직이는 드로잉>은 백색 천을 씌운 열차가 붓을 대신해 캔버스가 된 미 대륙에 선을 그리는 조형 행위이다. 또 달리는 열차 내부에서 진행된 문학가, 건축가, 동양학자, 영화가, 사진가, 음악가, 여행가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심포지엄, 렉처를 통해 담론과 이야기를 생산하고 이를 인터넷과 휴대폰으로 송출하면서 외부와 소통하는 인터랙티브 스페이스이기도 하다. 엠트랙 열차를 감싼 백색의 천은 시간과 함께 바뀌는 자연과 어울리면서 환경을 포용한다. 이는 다민족, 다문화가 공존하는 <움직이는 드로잉>이 미대륙에 예술과 사회적 담론을 끌어내는 모티브였다.
<한강수상드로잉>은 1989년 88올림픽 1주년을 기념하여 한강에서 펼친 프로젝트로, 오륜기의 다섯가지 색을 칠한 뗏목이 한강을 캔버스 삼아 올림픽 운동장에서 여의도까지 9km의 강 위를 떠내려 가면서 다양하게 변화하는 선의 움직임을 표현한 작업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것들의 형태는 점의 소산인 선으로 부터 시작되고, 사람과 사람, 지역과 지역을 점으로부터 이어가는 선은 멈추지 않고 움직이는 그림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아르볼/나현
아르볼 ㅣ 나현
싱글채널비디오,5분 37초,2011

잊혀져가는 역사적인 사건이나 사실을 근거로 작업하는 작가 나현은 사건이나 사실의 직&#8228간접적인 흔적을 직접 발로 밟고 만난 경험에 근거하여 제작한다. <아르볼>은 2011년 쿠바 한인 이민사 조사를 시작으로 진행된 것으로, 풍요로운 삶을 위해 거듭 이주를 감행했던 쿠바 정착 한국인들의 지난한 삶의 이야기이다.
영상의 시작부분에는 줄기가 다시 땅을 향해 내려가 또 다른 뿌리를 만드는 쿠바의 기이한 나무이면서 민족의 모티브인 하구웨이(Jaguey)와 한인 후손인 ‘아사리아’라는 여인이 등장한다. 작가는 뒷자리에 아사리아를 태우고 직접 자전거 택시를 운전해 쿠바의 수도인 하바나 거리를 돌아다니며 사탕수수가루를 뿌린다. 이 가루는 시간이 지나면서 녹거나 바닥에 스며들어 자취를 감춘다. 이를 통해 작가는 국민과 재외국민, 순수혈통과 혼혈이 결합되는 것을 표현하고자 했다. 과연 민족이란 무엇인지, 그저 판타지에 불과한 것은 아닌지 작가는 묻는다.

 

Travel & Journey/함경아
Travel & Journey ㅣ 함경아
컬러 HD 싱글채널비디오, 사운드,7분 36초,2005

함경아의
는 전 세계를 이동하는 관광객들의 ‘사진찍기’ 행위에 주목한다. 이 작업에서처럼 관광주의는 장소의 실재성, 문화적 연관성과 무관하게 관광객들이 소비하고 싶어 하는 관광지들의 주요 상징물들을 한 자리에 모아 보여준다. 국내에도 제주도 등지에 있는 소인국 테마파크는 그중에도 대표적으로 전 세계 유명 관광지의 상징물들을 축소해 놓아 그 도시에 가지 않고도 한 장소에서 모든 곳을 다녀온 것처럼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이처럼 관광은 이동의 경험, 고행, 번거로움을 생략한 채 여행을 소비하게 한다. 오늘날 현대인들이 원하는 여행은 위험과 고통이 따르지 않는 편하고 향락이 넘치는 여행이다. 네덜란드 치즈와 우유와 신선한 빵을 아침 식탁 위에서 누리는 것, 이것은 전 세계 어디에도 존재해야 하는 관광주의 세상이다. 이 세상 바깥에서 일어나는 헐벗은 삶의 실재는 관광주의자들에게 차단되어야 마땅하다.
2000년에 제작된 집념 어린 탈주를 위한 기행 <체이싱 옐로우(Chasing Yellow)>를 제작하며 아시아 여러 나라를 여행했던 작가는 동아시아 국가의 테마파크에서 관광객들이 소비하고 있는 여행에 대해 제고하게 한다. 디즈니랜드로 대표되는 테마파크들은 도시의 일상과 구분된 공간에 관광객들을 위한 초현실적 경관을 제공한다. 이들이 소비하고 있는 현실이야 말로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 프랑스의 철학자)가 한국의 민속촌에서 말했던 것처럼 시뮬라크르(Simulacre, 현실을 대체하는 모사된 이미지로,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으나 생생히 인식되는 복제물)된 가상실재들이다.

 

데드 레코닝/진중권
데드 레코닝 ㅣ 진중권
,,2011

미학자이자 시사평론가인 진중권은 경비행기 마니아다. 독일 유학중이던 1996년에 우연히 항공잡지에서 비행기 광고를 보고 언젠가 사고 싶다는 생각을 한 후 2005년 비행 교습을 등록 하자마자 내친김에 중형차 한 대 값 정도의 경비행기를 구입했다고 한다. 진중권은 비행기와 비행면허는 있지만, 자동차와 운전면허는 없다. 비행기를 조정하는 것이 어린 시절부터 바라온 꿈이었다는 그는 지금도 죽기 전에 2차 세계대전 때 영국 공군의 주력기였던 스피트 파이어(Supermarine Spitfire, 1956년 퇴역)를 조종해보리라 다짐한다.
이번 전시는 조종사 자신이 지형을 보고 항공기를 조종하는 비행방식인 시계비행(視界飛行) 시 육안으로 지형지물을 확인해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는 ‘데드 레코닝(dead reckoning)’을 위해 그가 2010~2011년 필리핀 남부지역 비행 시에 찍었던 항공사진과 구글 어스 지도로 구성되었다. 그가 실용적 목적을 망각한 채 찍어댄 필리핀의 아름다운 사진들은 지금 이 사진을 보는 이상과 희망을 잃은 이들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비행의 체험을 제안한다.

 

ㅣㅣㅣㅣㅁ/조전환
ㅣㅣㅣㅣㅁ ㅣ 조전환
나무, 주춧돌,260x790x345cm,2010

경주에 있는 한옥호텔 ‘라궁’을 기획, 시공한 대목 조전환의 작품으로, 우리 한옥의 유라시아 대륙 여행길을 개념화하고 있다. ‘집’이라는 것이 북위 30~60도 사이의 유라시아 북쪽길을 따라서 기둥과 보가 서로 짜맞춰진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 이것이 우리 한옥의 기본 구조인 ‘목가구 구조’와 같은 공통점을 보이면서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 여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작품은 목가구 구조가 유라시아 북쪽 초원 길을 따라 동진하면서 이루어진 문명교류를 통해서 생겨난 독창적인 목가구 구조인 한옥의 ‘사개마춤’울 보여주는 세칸 한옥의 기본구조를 보여주면서 한옥의 기나긴 여행길을 상징하고 있다.

 

하늘에서 땅으로/야생의 기억/대지의 마지막 풍경/김호석
하늘에서 땅으로/야생의 기억/대지의 마지막 풍경 ㅣ 김호석
종이에 수묵담채,,2005

작가 김호석은 과거와 현재의 역사인물초상, 4&#822819, 5&#822818 등 민주운동사의 현장을 그리는 등 리얼리스트 수무화가로 잘 알려져 있으며, 인물화 분야에 이룩한 성과로 우리 미술계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그의 예술적 화두가 인간과 사회의 문제에서 인간과 자연의 근원에 대한 물음으로 옮겨간 것은 작가가 몽골의 고비사막을 여행하면서부터이다. 문명을 거스른 원시로의 여행은 작가에게 새로운 회화 영역의 길을 열어주었다.
<하늘에서 땅으로>는 몽골을 순례하다 우연히 조드(Dzud) 현상으로 죽은 소에 강한 충격을 받은 작가가 몇 해를 반복해서 같은 장소를 찾았고, 마지막으로 찾았을 때 소의 주검은 사리지고 하얀 꽃들이 피어있던 장기간의 이야기를 한 폭에 담고 있다. 이처럼 김호석의 몽골 그림에는 죽음과 삶이 공존한다. 작가는 몽골은 생과 멸이 그대로 순환하여 삶과 죽음이 만나는 곳이라고 이야기 한다.

 

picture 시리즈/이경
picture 시리즈 ㅣ 이경
,,2012

사람이 없는 풍경을 주로 그려온 이경 작가는 인터넷을 통해 가보지 못한 곳, 가보고 싶은 곳, 작가가 꿈꾸는 곳을 한없이 여행한다. 그 속에서 작가가 원하던 요소요소들을 찾아내 직접 체험해 보지 않더라도 사이버 공간 속에서 실존하지 않는 그곳을 꿈꾼다.
작가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과 사회, 문화, 자연적인 것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그것을 어떤 시각언어로 그려낼 것인가에 주목해온 작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과 상상 속에서 직관적으로 선택된 색채와 단순한 구조를 통해 보는 이에게 자신의 경험, 회상, 추억, 환상 등을 불러일으키는 관람자의 풍경과 작가의 만의 파라다이스를 동시에 화면에 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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